[이슈+]긴장 감도는 쌍용차..극단 길 피하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1.07 11:11

'운명의 날' 하루 앞두고 노사양측 긴장 속 대비

경영난에 빠진 쌍용자동차가 위기 극복 방안 마련을 앞두고 팽팽한 긴장상태에 놓였다.

8일 이사회에서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방안 등 주요 회생방안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노사 양쪽은 서로를 압박하며 본격 협의에 대비하고 있다.

쌍용차 경영진은 이사회에 앞서 대주주 상하이차의 방침을 반영한 회생 로드맵 마련에 막판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상하이차와 함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지원여부를 끊임없이 타진 중이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의 자구노력과 노사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에 그에 맞는 수위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지난 5일 “쌍용차 대주주가 앞으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야 (지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은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상하이차 측이 아직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아 공식 협의는 없지만 실무선에서 접촉은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측은 밖으로는 최소한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안으로는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우선 상하이차가 지난해 말 약 600억원의 개발계약 및 C200(신차 프로젝트) 공동개발 관련 대금을 쌍용차 계좌에 입금해 유동성 문제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텄다. 이어 관리직을 중심으로 상하이차의 투자약속 이행, 기술유출 논란 등의 논쟁 중지 요청을 포함한 결의문 채택도 이뤄졌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6일 끝난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 개표를 하지 않고 투표함을 컨테이너 박스에 넣은 뒤 용접했다. 상하이차에 사태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다시한번 촉구하며 최후의 기회를 준다는 것. 노조는 컨테이너 박스를 ‘판도라의 상자’라 이름 붙인 뒤 “열쇠는 상하이차가 쥐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 가결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이후 상황에 따라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수 있음을 과시하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컨테이너는 평택공장 정문 바로 안 천막농성장에 놓였다. 공을 대주주에 넘기면서 극단적 충돌로 치달을 경우 지게 될 여론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노조는 현재 ‘현장 선봉대’를 모집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대화가 부족하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상하이차가 그동안 안갯속 행보를 보여 2번 진행된 노사협의에서 구체적 얘기는 오고 가지 못했다.

추후 협의과정은 거치겠지만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이 포함된다면 노사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반발을 빌미로 상하이차가 철수를 선언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1년 2월 대우자동차가 부평공장 생산직 1751명을 정리해고하자 부평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조의 상경 투쟁에 인천과 서울 일대에서는 3월까지 경찰의 곤봉과 시위대의 화염병이 난무하는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업계 전문가는 “대량 정리해고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최악의 선택”이라며 “쌍용차는 노사 뿐만 아니라 대주주까지 끼여 있어 문제가 복잡하지만 대화로 신뢰를 회복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고통분담을 위해선 회사를 살리겠다는 상호 신뢰회복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