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누구세요?" 메신저 피싱 기승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9.01.06 17:09

지인(知人) 가장한 메신지 피싱...'새해벽두부터 판친다'

A:"지금 머하삼?
B:"일하고 있지..형은 머해?"

A:"내가 돈 빌린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그 사람 와이프가 병원에 입원해서 급전이 필요하데. 오늘까지 그 사람 계좌로 500만원 만 부쳐줄래? 내가 모레 갚을게."

서울에서 정부부처에 근무하는 임모씨(37)가 얼마 전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친형과 실제 나눈 대화다. 그러나 대화를 나눈 사람이 친형이 아니였다는 사실은 그가 송금을 한 뒤에 알았다.

임씨는 "원래 메신저로 자주 대화를 해왔던 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설마 메신저 피싱 피해가 내 일이 될 줄은 상상도 못해봤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피해자가 임씨뿐 아니라는 것. 그의 형 메신저 프로그램에 등록된 지인들 중 3명이나 동일한 메시지를 받고 송금했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에 신고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내 친구 맞니?..눈뜨고 코 베가는 메신저 피싱

남의 아이디로 접속해 마치 지인(知人)인 것처럼 속여 송금을 요구하는 일명 '메신저 피싱'이 새해 벽두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메신저 피싱은 무작위로 전화해서 입금을 유도하는 전화사기(보이스 피싱)와 달리, 자신이 아는 친한 친구로 가장하기 때문에 사기행각에 걸려들 가능성이 더 높다.

메신저 친구는 주로 친한 친구나 신뢰할만한 지인 위주로 등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보다 철저한 주의가 당부된다.

사실 이 같은 메신저 피싱이 일대 유행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타인의 아이디로 접속해 메신저 친구처럼 접근한 뒤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돈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돈을 빌려 잠적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메신저 피싱이 최근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메신저 프로그램이 보편화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 잡은 데다, 개인정보 유출 또한 광범위하게 진행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몇 차례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지고, 인터넷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을 빼가는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 사고도 속출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내 자신이나 내 친구의 아이디가 사기행각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용자 예방이 '최선'...송금요구 시 전화확인 필수

메신저 피싱이 신종 사이버범죄로 급부상했지만, 사회공학적 수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막을만한 뚜렷한 묘안은 없다. 이용자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먼저 지인이 메신저를 통해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할 경우, 반드시 전화를 걸어 본인에게 직접 확인해야한다. 또 메신저를 통해 편리하게 금전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화상대방과 예금주명이 다른 경우에는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아이디가 도용되면 친구들에게 적잖은 피해를 안겨주는 만큼, 계정관리에도 철저히 신경을 써야한다.

먼저 자신의 메신저 아이디가 도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비밀번호 하나를 6개월 이상 이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또한 포털이나 게임사이트에서 이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함께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를 빼가는 악성코드를 막기 위해선 최신 백신엔진을 통해 수시로 PC 감염여부를 확인해야한다. 또 PC방 등 공공장소에서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사용할 경우, 반드시 로그아웃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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