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여전히 불안한, 예상밖 랠리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1.06 08:03

1200대 강력한 매물벽.."조급한 추격매수 자제" 지적

연초 증권사들은 일제히 1월 증시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1월부터 확인하게 될 거시경제 지표 및 기업실적의 악화, 지난해 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의 청산 가능성 등 증권사들의 코멘트는 기대보다는 우려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새해 벽두 증시 열기는 예상외로 후끈하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어느새 1170선을 넘어 섰다. 예상했던 프로그램 매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예상 밖의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수급도 괜찮다.

특히 당초 예상보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속도전’을 내세우며 경기부양대책을 속속 구체화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3100억 달러의 감세안이 나왔다. 공화당이 주장해온 감세안을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대폭 수용한 만큼 향후 경기부양대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어느새 증권가에서는 예상 밖의 정책랠리를 즐기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단기적’이라는 전제가 달려 있지만 말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초점이 철저하게 정부정책에 맞춰지고 있고 이후에도 정책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트레이딩 차원에서 정책랠리에 편승하는 전략은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글로벌 증시를 대표하는 S&P500, 독일, 일본 증시가 지수 60일 이동평균선 회복과 함께 12월 고점을 돌파하는 등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을 예상케 하고 있다"며 "동시에 국내 증시 역시 쌍바닥 형성 이후 저점이 높아지는 상방향 지수패턴을 보이고 있어 기술적으로 추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1월 증시에 대한 우려였던 기업실적 및 경기지표의 악화에 따라 언제든지 증시가 조정 받을 여지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일 미국 증시가 오바마의 3100억 달러 감세안 논의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에 따라 하락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빌미만 제공되면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차익을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또 코스피지수 1200선대에 밀집해 있는 매물벽을 뚫을 만큼 매수세가 강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류팀장도 “여전히 고용악화 등 거쳐야할 변수가 다수 포진해 있고 국내적으로는 1200포인트 전후 포진된 매물벽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지수대에서 등락이 수반되는 에너지 보강국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매수주체가 나타난다면 매물대를 돌파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이 이 역할을 해줄지는 아직 확신하기 힘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과도하게 줄여놓은 주식 비중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일 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추세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 월 이후 장중 고점으로 두 번에 걸쳐 안착에 실패한 1200선이 매물대와 함께 부담으로 작용하며 단기저항선이 될 공산이 크다”며 “여기에 옵션만기 영향과 4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일부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탄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격매수는 자제하고 지난 연말과 주 초반 상승을 주도한 종목들은 점진적 차익실현으로 수익을 확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안정화되는 투자심리가 자칫 조급한 추격매수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까지 경기침체의 깊이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우려감과 1200 포인트 돌파에 실패했던 지난 경험이 불안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증시 전문가들은 정책수혜주 중심의 선별적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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