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황소 고삐 잡은 '외국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1.05 17:18

4일째 매수세… 3년만에 새해 첫 2거래일 연속 상승

황소의 2번째 걸음도 산뜻했다. 코스피지수는 새해 개장 이후 2번의 거래일 모두 상승세로 마감하며 1170선을 회복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6.17포인트(1.40%) 오른 1173.57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이자 2009년 개장일인 2일의 2.93% 상승을 감안하면 올해 개장 이후 2거래일간 4.33% 오른 셈이다. 앞선 지난해 마지막 폐장일까지 더하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새해 개장 이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2006년 이후 3년만이다. 지난해는 서브프라임 파동이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며 연초 개장 이후 2거래일간 연속 내리막을 타며 2.3% 하락했었다. 2007년에는 개장일 0.1% 올랐지만, 2번째 거래일인 3일 1.8% 내려 연속성을 가지지 못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연말 연초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12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1월 증시전망에서 최대 1200까지 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과 대우증권, 신영증권은 1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1250으로 추정했다. 동양종금증권은 1260까지 회복 가능성을 점쳤다.

물론 대부분 증권사들이 1월 하단 전망치를 950~98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하지만, 1200선 돌파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연초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일조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5일 334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난해 12월10일(3393억원) 이후 한 달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 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는 것은 물론 지난해 12월에는 878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2008년 5월 이후 9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 코스피시장의 수급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재 두텁게 형성된 매물벽을 넘어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최근처럼 매수세를 바탕으로 한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100거래일 기준(2008년 8월11일 이후) 거래량은 440억5889만주이다. 이 시기는 지난해 9월 16일 리만 브러더스 사태 이전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서 완만히 하락하며 저가 매수에 대한 심리로 거래량이 집중되던 시기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의 매물대 가운데 1100선~1200선까지 135억8287만주가 몰려 전체의 30.8%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월 이후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장중 892.16(10월27일)까지 폭락할 것으로 예측하기 힘든 시절, 1200선을 저점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집중해 현재까지 강한 매물벽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뚫기 위해서는 강한 매물벽을 돌파해야 하는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며 "1200선만 돌파하면 1350선까지는 보다 손쉽게 오를 여지도 크다"고 진단했다.

1200선을 뚫고 나면 1200선~1280선까지는 전체 매물 가운데 3.7%, 1280선~1350선까지는 4.4%에 불과하다. 때문에 1200선을 꿰뚫고 나면 1350선까지는 매물 부담이 덜해 약간의 수급만 뒷받침되면 코스피의 큰 폭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이 코스피 상승의 열쇠를 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이 눈치보기식 매매로 매수세 적극적이지 않은 마당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코스피지수의 반등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외국인들의 매수세 유지에 대해서는 추세적인 '사자 우위'형성은 섣부를 지 몰라도, 분위기는 상당히 호전돼 급락장을 유도할 매도는 자제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는 제쳐두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완화되면서 외국인들도 이머징시장 전체로 매수세를 유입하는 분위기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세적인 매수 기조 전환은 실물경기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팀장은 "미국정부의 대폭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로 자국의 자본 부족분을 채운 외국인들이 서서히 이머징시장의 주식 매력에 눈을 돌리는 듯 하다"며 "다만 추세적인 매수 기조는 확신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코스피 1200선 돌파에 얼마나 외국인들이 일조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류팀장은 "1200선 언저리에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돌파가 좌절된다면 코스피시장은 1200선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맴돌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얼마나 유지될 지가 코스피지수의 상승세 유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산 황소'가 올해 국내증시에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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