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日슈퍼명품족 '아낌없이 지른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1.04 13:59

수천만원 상당 시계, 보석 일본인이 '싹쓸이'...초고가 명품 '희색'


일본에서 원사를 수입해 판매하는 무역업체 사장 J씨(35)는 최근 일본 거래처 사장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어떤 '이벤트 계획'을 세울지 고민에 빠졌다.

좋은 계획이 없을까 머리를 짜던 중 해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여성인 일본 거래처 사장이 "명품 쇼핑하기 좋은 곳을 추천해 달라"며 확실한 '큐 사인'을 준 것. 이미 대중화된 흔한 명품이 아닌 희소성이 있는 최고급 브랜드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J씨는 주저 없이 '명품 1번지' 갤러리아 압구정점을 추천했고 일본인 사장은 수천만원짜리 명품시계를 구매 상담한지 20분 만에 사버렸다. 그는 3박4일간 1억원이 넘는 명품을 구매했다. 일본 현지에 비해 30% 이상 저렴하게 구입했으니 꽤나 '남는' 쇼핑에 크게 만족해했다.

기록적인 엔고(高)로 한국이 최고의 명품쇼핑지로 떠오르면서 초고가 보석, 시계 등 명품을 국내에서 구입하는 일본인 '슈퍼명품족'이 늘고 있다.

4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따르면 하이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의 지난해 10, 11월 전체 매출 중 일본인 비중이 80%에 달했다. 피아제, 해리 윈스턴 등 4000~5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도 일본인이 주 고객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갤러리아 명품관에만 입점해 있는 프랑스 명품 가방 브랜드 '고야드'도 12월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일본인이 차지했다. 디올옴므, 스테파노리치, 질샌더 워모, 베라왕 등 갤러리아 명품관에만 입점돼 있는 30여개 브랜드도 10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증가 추세다.


그간 일본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쇼핑장소로는 명동, 인사동, 동대문 등 강북지역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기록적인 엔고에 환율만으로도 거의 '반값세일'이 가능해지면서 할인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초고가 명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저가 쇼핑 메카인 명동에 이어 갤러리아백화점과 청담동 일대 명품숍으로 일본인 특수가 확산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일본인 매출 비중은 원/엔 환율이 급등한 10월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0~11월 일본인 매출은 228% 급증했다. 11월까지 누계 매출로는 52% 신장했다. 일본인 매출은 전체 외국인 매출 중 미국 다음으로 크다. 중국인도 지난 8월부터 매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매출로 119% 신장했다.

갤러리아 명품관 관계자는 "일본인 고객들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까르띠에, 피아제, 해리윈스턴 등 명품 및 하이 주얼리 브랜드를 크게 선호한다"며 "상대적으로 트렌디한 제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일본인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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