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6조 판 외국인, 올해는?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9.01.04 16:02

[2009 증시 키워드②]외국인 매매패턴

정부가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가장 빨리 태도변화를 보이는 투자주체는 외국인이다. 2일 새해 증시 개장에서도 일관성 있게 '사자'는 모습을 보이며, 장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까지 순매수로 끌어들인 것은 외국인이었다.

이는 지난해 증시 폐장일인 30일에도 느낄 수 있는 변화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30일 코스피시장에서 19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예상치 못한 매수였다. 당국이 연말에 인위적으로 환율안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연초에 원/달러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2일 개장과 함께 13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여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우리증시에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어도 지난해 같은 대규모 순매도 행진을 멈춘 것만으로도 베어마켓 랠리를 향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년간 매도공세를 펼쳤던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은 우리 증시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그동안 많이 팔았고, 비중도 크게 줄어든 만큼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융단폭격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기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계의 끈을 유지할 필요는 있어도 여러가지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에도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크게 증가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지속적인 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매행태가 1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33조6033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98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조3152억원 매도우위로 두 시장에서 총 35조9185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서 분위기는 변했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적게는 3조원 많게는 5조원 이상 순매도하던 외국인들은 11월에 1조9465억원 매도우위로 규모를 줄이더니, 12월에는 849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반면 연말에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기관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프로그램 매매에 의지할 뿐 스스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차익거래에만 연연하고 있다. 성진경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말이후 반등국면에서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반등시마다 환매물량이 늘었다"며 "향후 장세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상태로 펀드내 현금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기관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매에 국내 증시의 향방이 걸려있다는 진단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주 대우증권 팀장은 "한국증시의 향후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선진국이나 신흥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며 "절대적 이익모멘텀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글로벌 증시오 비교한 상대적 이익모멘텀은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또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팀장도 "미국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국가와 글로벌 신용경색기에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통화 절하로 인해 투자매력도 높아진 한국시장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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