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株, 환율 하락해도 올라도 상승하네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9.01.04 13:31

평상시엔 고환율 유리, 분기말엔 저환율이 유리

#장면 1
지난해 12월 30일 SK에너지GS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증권가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1259원까지 떨어졌기에, 정유사들이 저환율의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면 2
2일에도 SK에너지와 GS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S-Oil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그런데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61.5원이나 폭등해 1321원으로 올랐다. 증권가는 이번에는 고환율이 정유사 주가를 올렸다고 평했다.

정리하면 어떤 날에는 환율이 내려서 정유사의 주가가 올랐지만, 그 바로 다음 거래일에는 환율이 올라서 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이다. 언뜻 보기에 모순인 이 두 이야기, 과연 모두 정답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이를 장기적 차원과 단기적 차원의 문제로 나눠서 설명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장기적으로는 고환율이 정유사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적으로 특정일 하루 동안에는 저환율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특정일'이란 분기별 말일을 말한다.

차 연구위원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기본적으로 환율이 높아야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이들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기에, 원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정유사에게 이익이 된다. 국내 판매에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원유 도입 단가는 올라가지만 판매가격에 반영하면 그만이다. 신은주 한국증권 연구위원도 "실제로 환율이 높았던 당시의 정유사 실적이 저환율 시기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2일처럼 환율이 오르면, 정유사들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신호가 되기에 주가에 호재다.

그러나 분기말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날의 환율을 기준으로 각 회사의 외화부채에 대한 평가손이 결정되는데, 환율이 높으면 달러로 계산된 외화 부채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그 규모가 커진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악영항을 미치게 되며, 이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외환시장이 폐장하는 연말에는 환율이 낮을수록 주가에 유리하다. 지난해 12월 30일의 환율하락이 정유주에 대한 호재로 해석됐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최근의 정유사 주가 상승은 환율뿐만 아니라 국제유가의 상승에도 원인이 있다고 증권가는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과 같은 요인으로 최근 3일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며 "이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가가 오를 경우 정제된 휘발유의 가격도 높아져 정유사의 마진이 늘어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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