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 없는' 코엑스몰에 정말 없는 것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1.04 13:13

유동인구 젊은 층 위주여서 신사복 매장 없어

▲지난1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인형전'을 찾은 인파ⓒ사진=김성휘 기자
직장인 최진만씨(31·가명)는 휴일인 지난 1일 영화를 보고 쇼핑도 하려고 삼성동 코엑스몰을 찾았다. 코엑스몰은 쇼핑 외식 영화관람 게임 등 다양한 여가생활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적 몰링(malling) 공간.

지하철 삼성역에 내린 최씨는 코엑스몰 입구에서 안내판을 보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갤럭시(제일모직), 마에스트로(LG패션), 캠브리지(코오롱패션)…. '신사복' 하면 당장 떠오르는 브랜드가 3~4개였지만 안내판엔 이들의 이름이 없었다.

호기심이 든 최씨는 이날 코엑스몰을 두루 둘러봤으나 끝내 신사복 매장은 찾지 못했다. 최씨는 "옷가게가 그렇게 많은 데도 정장을 살 수 없다는 게 이상했다"며 "돌이켜보면 주변에서 양복 사러 코엑스 간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동층 젊어 신사복 매장 없어= '쇼핑천국' 코엑스몰에 정말 신사복 매장이 없을까. 코엑스 관계자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30~40대가 많이 오면 정장 매장이 있겠지만 실제로 코엑스몰을 찾는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이곳 유동인구 대부분이 신사복을 구매하기에 너무 젊다는 얘기다. 이들은 대개 학생이나 사회생활 초년생이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코엑스몰의 110여개 의류매장 가운데 대부분은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속옷(이너웨어)과 스포츠의류, 신발·잡화가 뒤를 잇는다.
▲코엑스몰 안내도 일부. 지도 왼쪽 아래가 지하철 삼성역 방향.

바로 옆에 현대백화점이 있는 것도 한 이유다. 백화점 매장이 있는 신사복 브랜드가 상권이 겹치는 코엑스에 굳이 입점할 필요가 없다. 코엑스몰 이벤트코트 앞에 들어선 현대백화점 분점도 캐주얼 브랜드 일색이다.


한 신사복 업체 관계자는 "코엑스몰에 신사복 매장을 낸다면 안테나샵 역할을 해야할텐데 우선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며 "또 지하이기 때문에 안테나샵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단 예외는 있다. 최근 코엑스 밀레니엄 광장에 문을 연 자라(ZARA) 매장에서 신사복과 허리띠, 넥타이 등을 판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선 '자라'가 특정한 의복종류(복종)를 가리지 않고 그때그때 유행에 따라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놓는 '패스트패션' 브랜드라 신사복 매장으로 보기에 무리라고 판단한다.

◇"밥만 먹고 옷은 안사요"= 지난 1일 오후 3시, 점심시간을 넘겼지만 코엑스몰 'ㅇ' 중식당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문전성시였다. 같은 시각 인근의 D 의류매장엔 찾는 이가 없어 대조를 이뤘다.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R 의류매장도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코엑스몰은 쇼핑천국이란 수식어답게 지난해 연말과 올해 첫 주말 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업종에 따라 희비는 엇갈렸다. 영화관과 외식업소, 전시관은 모처럼 사람들로 붐볐지만 의류 판매는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류매장 직원은 "브랜드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의류 쪽은 비슷비슷하다"며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는 정도지 코엑스몰에 옷을 사러오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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