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취항 줄연기, 양극화 심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1.05 09:39

대기업 계열사들만 '훨훨'

출범 4년째를 맞은 국내 저가항공사 시장이 경기 침체 여파로 급속도로 양극화하고 있다. 진에어(대한항공 계열), 에어부산(아시아나), 제주항공(애경) 등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들이 모기업 후광 효과를 이용,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군소 저가항공사 “우선 살아남자"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북과 새만금을 기반으로 하는 저가항공사 이스타 항공이 오는 7일 새로 취항하는 것을 제외하고 올해 확실한 취항 계획을 잡고 있는 저가항공사가 없다.

이스타 항공은 올 2월 말까지 김포~제주 단일노선을 하루 4차례 왕복 운항한다. 이스타 항공 측은 이번 달 말쯤 2, 3호기가 도입되면 운항노선을 청주~제주, 군산~제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 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의 인터넷 예매분(10%)을 1만9900원(편도, 세금 제외)에 파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스타항공을 제외하고 기존 한성항공, 영남에어 등은 적자로 날개를 접은 상태다. 국내 첫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은 지난해 10월 운항을 중단했다. 한성항공은 올 4월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하고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성항공은 올 4월까지 비행기를 다시 띄우지 못하면 항공운송면허 취소를 당할 수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올 7월 항공기를 띄웠던 영남에어는 불과 5개월 만에 자금난에 시달리다 올 2월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영남에어 일부 직원들이 재운항준비위원회를 만들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소 저가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대외 환경 때문에 비행기를 띄우기조차 힘든 시기임에 분명하다"면서 "모기업의 지원이 없는 군소 저가항공사들은 생존 자체가 과제"라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 "시장은 우리가 접수한다"


저가 항공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의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탑승객 200만 명을 돌파한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국내 저가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올 3월 인천~오사카, 인천~기타큐슈 등 2개 노선에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진에어, 에어부산 등 후발 저가항공사들과 확실하게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는 최근 대한항공과 항공운송총대리점(GSA) 계약을 체결하고 대리점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인터넷 판매만 했던 진에어가 다른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자 대한항공의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 셈이다. 최근 본사를 인천시로 옮기고 인천시와 손잡고 국제선 취항 준비에 집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말 취항한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산~김포 노선을 넘겨받고 공동운항으로 부산~제주 노선에서도 50%가 넘는 탑승률로 순항 중이다.

에어부산의 빠른 연착륙이 가능했던 이유는 항공시스템, 정비 등에서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비행기를 더 도입해 김포~부산, 부산~제주 등 노선 공급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백지애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항공수요가 회복되고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자금 확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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