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신한은행장, "본점 조직 슬림화할 것"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1.02 10:17

[신년사]영업점내 사업부 벽 허물고 기능 일원화 추진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2일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경제가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한 해였다"며 "해외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부실 금융기관들의 퇴출과 이합집산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이날 배포된 '2009년도 신한은행 신년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에 대비해 올초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본점 조직을 슬림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한계 기업들의 도산으로 은행의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이 큰 폭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생의 길에서는 상대방의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되고, 내 몫을 기꺼이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이어 조직개편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회는 언제나 위기라는 탈을 쓰고 나타난다"며 "우리는 그 동안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날렵하며 생산적인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전략의 유연성과 효율성도 주문했다. 신 행장은 "영업점 내 사업부의 벽을 허물고 기능을 일원화하는 개편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우량 은행으로 완전히 탈바꿈 해야한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또한 올해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한은행은 올해 시장 여건에 따라 사전에 구성된 시나리오에 의거해 경영전략을 유연하게 펼쳐 나갈 계획"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자신감과 자부심을 주문했다. 그는 "IMF를 극복한 역사와 1600만명에 이르는 고객, 임직원들은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자 디딤돌"이라며 "하나로 뭉쳐 서로의 짐을 나눠 지며 신한의 성공방식을 다시 일구어 내자"고 말했다.

[신한은행장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신한가족 여러분!

지난해 힘겨운 여건 속에서도 은행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아끼지 않아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신한은행을 아끼고 성원해 주신 주주님과 고객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지난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가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였던 한 해였습니다.

환율급등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실물경제로 급격히 전이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걸쳐 건전성과 유동성 악화라는 큰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영업을 전개하고 자본을 확충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라는 거대한 충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우리 고객들의 소중한 투자자산에 적잖은 손실이 초래되었고 당행의 성과지표 역시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우리가 직면하게 될 금년도의 경영환경은 우리 세대가 경험한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험난한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록 세계 각국 정부가 제로금리 정책과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경기회복의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더디고 힘겨울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외 소비 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실물경제의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는 우리 금융권에도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보다 앞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부실 금융기관들의 퇴출과 이합집산이 없으리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신한가족 여러분!

저는 매년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새해를 맞는 부푼 희망과 미래의 꿈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무거운 심정으로 여러분께 시련을 극복할 각오와 의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금년은 각 경제 주체들이 저마다 위기 극복과 생존을 고민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대다수 기업들이 매출 부진과 자금난을 호소할 것이며, 한계 기업들의 도산으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도 큰 폭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세계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저는 ‘상생과 협력’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금번의 경제위기는 특정 국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소수의 노력과 지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각 경제 주체 모두는 한 배를 타고 있기에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 상대방의 책임을 묻기 보다는 서로 격려하고 도우며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상생의 길에서는 상대방의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내 몫을 기꺼이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알아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나라를 위한 은행, 고객의 은행’을 지향해 왔기에 앞으로도 국가경제의 믿음직한 버팀목이자 우리 사회, 고객,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든든한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자기 희생의 노력을 기울인 기업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데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편 우리는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기회는 언제나 위기라는 탈을 쓰고 나타난다고 합니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가 더욱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 앞에 다가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묵은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고 좀더 날렵하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합니다.

우선 금년 초 본점 조직을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슬림화하는 한편 기능 강화가 필요한 부문은 인력과 프로세스를 보강하여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겠습니다.

영업점 역시 사업부의 벽을 허물고 효율성을 강화한 영업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기능을 일원화하는 개편작업도 추진할 것입니다.

어렵다고 모든 것을 줄이고 움츠러드는 것은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의 자세가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은행의 역량을 더 한층 집중하되, 불요불급한 부문에 지출되는 비용은 단돈 1원이라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히 조금 더 효율적인 조직이 아닌, 위기 속에서도 더욱 빛을 발하는 초우량 은행으로 완전히 탈바꿈 해야만 합니다.

Asia Top 10, 국내 최고 은행을 향한 THE Bank of Pride의 꿈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며, 신한 가족 모두가 비전의 실현을 위해 가일층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2009년은 외부환경의 변화가 언제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금년도의 경영전략은 예년과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금년도 우리 신한은행은 시장 여건에 따라 사전에 구성된 시나리오에 의거하여 경영전략을 유연하게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시장의 상황변화에 맞춰 성장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이며, 한편으로는 최악의 상황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Contingency plan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전략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기민함을 지닌 조직력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1만 3천명 모두는 한 몸처럼 움직여야만 합니다.

수시로 변경될 수 있는 은행의 전략방향에 맞춰 각 사업그룹, 영업점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정합성(alignment)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각 계층간 역동적인 소통의 장을 더욱 활성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신한가족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격동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침체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또 언제 호전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성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낙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되며 앞으로 닥칠 위험과 질곡의 시그널을 놓치지 말고, 현명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여러분, 자신감과 자부심은 신한만의 DNA입니다.

우리에게는 험난하고 암울했던 IMF 외환위기를 딛고 생존했던 자랑스러운 역사와 국내외 1천 6백만 명에 이르는 고객, 그리고 무엇보다 은행의 주인으로서 언제나 기꺼이 자기 몫을 다해 온 여러분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자 디딤돌입니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속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반전의 기회는 가슴시린 바닥의 어려움을 눈물로 견뎌내고 힘을 기른 자들에게만 허락됨을 잊지 맙시다.

진정한 신한인은 신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할 만큼의 가치창출 역량과 공헌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창업 이래 한국 금융산업에 ‘신한 Way’를 정착시켜 왔듯이 신한가족 모두가 하나로 뭉쳐 서로의 짐을 기꺼이 나눠 지고 신한의 성공방식을 다시 일구어 냅시다.

저는 신한인의 열정과 가능성을 굳게 믿습니다!

己丑年 새해, 1만 3천 신한가족 모두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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