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2009년 강세장에 '베팅'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1.01 11:00

15~20% 상승 예상… "오바마가 상승장 이끈다"

약세장에 짓눌려 있던 월가가 2009년 강세장에 베팅하고 나섰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뉴욕 증시가 15~20% 가량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2008년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년은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경기부양책이 2009년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오바마 랠리 기대

월가는 2009년 증시 상승률을 15~20%로 점치면서 2008년 S&P500지수의 하락률인 38%를 부분적으로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증시에는 수조달러의 자금이 대기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 증시가 회복 신호를 보일 경우 대거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경제팀은 땅에 떨어진 신뢰를 다시 붙들기 위한 정책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혀왔다. 오바마 당선인은 1년 이상 지속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란 결의를 내비쳤고, 이는 '오바마 랠리'를 이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8년에는 아무도 'V'자 회복을 기대하지 않았다. 신용경색은 더욱 거세졌고 경기침체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가 분석가들은 2009년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하면서 '지속적인 상승세'(sustainable gains)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이덴&라이젤의 크리스 온돌프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주가 밸류에이션은 바닥을 친 상황"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시작이라는 정치적 촉매를 바탕으로 증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돌프는 "1분기 증시가 바닥을 친후 랠리가 2009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9년 S&P500지수가 20%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2008년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평균 1.2% 감소할 것이며, 1분기 9.5%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매우 낮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은 이러한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300만명의 고용 창출과 775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를 공언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정부 지출을 통해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 건설에 나선다. 이는 캐터필러 등 유틸리티 관련주들의 상승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헬스케어, 기술주 등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 증시 15~20% 상승 예상

잭 애블린 해리스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견인하기 시작할 경우 주식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블린은 S&P500지수가 2009년 15%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8년 미국 뉴욕 증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S&P500지수는 역대 3번째 하락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돈을 보관할 안전한 장소를 찾지 못해 대거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실탄(현금)이 수조달러는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2008년 역사적인 약세장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S&P500은 주가수익률의 12.5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들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려할 만한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암울한 기업 실적과 더불어 실업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들은 이번 경제위기의 진앙지였던 주택 시장의 안정이 경제 회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 속에서도 바닥은 가시화되고 있다. 뉴욕 증시가 지난 11월 20일 저점에서 18% 반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사안이 하나 있다. 2009년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더라도 2008년에 증발된 투자자금을 만회하기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온돌프는 "만약 2008년 한해동안 잃어버린 자금을 만회하기 위해 최소한 4년은 기다려야할 것"이라며 "향후 4년 중에서 2009년의 증시 상승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