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늘리고, 임대수요 많은 소형 잡아라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1.10 04:08

[머니위크 커버스토리]2009 자산 리모델링 전략/ 부동산

반토막, 떨이, 거품(버블), 급급매, 찬바람, 빙하기, 추락, 미분양, 부도설.

2008년부터 언론이 국내 부동산을 표현했던 단어들이다. 2009년에 들어서도 부동산 경기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암울하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올해 전망도 비관적이다.

특히 얼어붙은 매수심리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겨울이다. 세계 경기 침체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아예 부동산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기류까지 감지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09년에는 부동산 자산에 대해서도 리모델링의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리한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량을 늘리거나 환금성이 뛰어난 상품으로 갈아타는 쪽으로 부동산 자산의 새판짜기를 설계하라는 것이다.

상반기까지는 어렵겠지만 하반기 이후 반등시기가 찾아올 수 있으며 이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손실을 만회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꼬리 보다는 머리에 충실하라

마케팅에서 흔히 사용되는 롱테일 법칙이나 파레토 법칙은 부동산에도 적용된다. 파레토 법칙은 상위 20%의 충성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론으로 주식시장에서는 블루칩 혹은 우량주로 대표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주택, 특히 아파트를 꼽곤 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책 <부동산 성공의 법칙>에서 최근 오피스텔 등 롱테일에 해당되는 틈새상품이 힘을 얻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파레토 법칙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같은 인기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에 따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인구증가율이 둔화되고, 주택 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면 주택 시장은 고가 우량주가 빛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같은 주장은 다른 전문가에게도 들을 수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부동산 투자자는 앞으로 미래가치가 높은 알짜 매물 하나만 보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종합부동산세 감면에 대한 대안으로 다주택 합산과세를 검토하고 있어 1주택 보유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양 팀장은 “지방 주택이나 신도시 분양보다는 용산이나 송파 등 서울 도심의 알짜 물량 하나만 보유하는 것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참거나 혹은 잘 찾거나

만약 자금여력이 있는 투자자라면 자산을 어떻게 굴려야 할까?

일단 전문가들은 현금보유량을 늘리는 쪽에 무게를 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실물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저축은행, 국ㆍ공채, 우량 회사채, 전환사채 등 안전 투자가 최고의 선택이다. 약 7%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시점에 총알이 충분해야 좋은 물건을 선점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소형 임대수익이 높은 지역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서 현금 보유비율을 높이는 것이 해법이듯 만약 부동산 투자를 고려한다면 환금성이 높은 지역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투자형 상품을 멀리하고 임대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이면서 하락 가능성이 적은 상품에 주목하되 만약 환매가 안 될 경우 투자자가 직접 거주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실거주까지 생각하는 투자를 주문했다.

박상언 대표도 “이미 임대가 돼있어 꼬박 월세가 나오는 안전한 자산을 찾는 것이 대안”이라면서 “주택의 경우 직접 거주한다는 심정으로, 상가의 경우 직접 경영한다는 각오로 구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표는 상가의 재발견을 통해 부동산 자산을 리모델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박 대표는 “경매에 나온 고층 근린상가는 시중 가격의 40~50%에서 구입할 수 있다”면서 “여유자금이 많은 경우 1개 층을 전부 구입해 리모델링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마커피숍이나 원룸텔 등으로 잘 구성한 뒤 쪼개서 임대하면 약 2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등 타이밍에 주목하라

대체적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물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반등 가능성도 일부 기대하고 있다.

반등론 쪽은 하반기 이후 미국 시장의 변화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올 초까지는 지금 같은 하강국면이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인데 미국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시장의 상황에 따라 하반기 국내 부동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등론은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도 점친다. 올해 입주물량은 18만9000여 가구로 지난해 27만5000여가구에 크게 못미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 공급물량의 40%에 불과해,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이 상승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자면 인기지역의 편차가 심화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 팀장은 “소위 뜨는 지역과 가라앉는 지역이 두드러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자들은 반등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광석 팀장은 “시장에서는 반등 시 시그널을 주는데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미분양 주택추이를 지켜보라. 현재 전국 미분양가구가 15만이다. 10만가구 이하로 떨어질 때가 매수 타이밍이다”고 주장했다.

그는둘째로 “미국 주택의 거래빈도와 가격상승률이 높아지는 시기에 국내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때 투자지역은 버블세븐일 확률이 높다. 항상 상승기에서는 이들 지역이 선도했다. 역세권의 중소형 아파트나 낙폭과대지역,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도 투자관망 대상”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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