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키워드]"기회를 노려라"

강경래 기자 | 2009.01.01 09:09
강한 자는 위기를 실력 발휘의 기회로 삼는다. 세계경제 순환과정을 보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오히려 경쟁력있는 기업들이 한 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곤 했다.

재무건전성이 취약하고 기초체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불황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과정에서 경쟁력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수·합병(M&A) △시장지배력 강화 △선행투자 △미래성장사업 발굴 등 4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불황기에 우량한 기업 매물이 증가하는 틈을 타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M&A에 적극 나서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성공적인 M&A 사례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 △노무라홀딩스의 리먼브러더스 아시아·평양법인 인수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의 산요전기 인수 △롯데칠성음료의 두산주류BG 인수 추진 등을 꼽았다.

특히 파나소닉은 산요전기 인수로 2차전지 업계 6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산요 역시 파나소닉과의 결합으로 2차전지 시장 점유율(올해 기준) 21.6%를 27.5%로 확대하면서 향후 삼성SDI(15.5%)와 소니(14.4%) 등 경쟁사들의 추격으로부터 크게 벗어날 전망이다.

또한 불황기에 발생하는 경쟁사들의 퇴출 증가를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최근 메모리반도체인 D램시장에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독주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대만 독일 등 중하위권 업체들은 도태될 수 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D램시장은 1990년대 중반 불황기를 겪으면서 히타치, NEC, 도시바, 미쓰비시, 후지쯔 등 일본 내 D램 5개사 가운데 현재 엘피다(히타치와 NEC의 합작사) 1곳만 남아 있다"며 "이번 불황기가 지나면 1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하이닉스, 마이크론, 엘피다 등 2위권 기업들의 생존이 유력한 가운데 키몬다,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이노테라, 렉스칩 등 하위권 기업들은 1∼2곳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의 파산이 높게 점쳐지면서 일부 기업의 퇴출로 다른 자동차업체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불황기는 기회 선점의 타이밍을 제공한다. 공격적인 투자로 호황기에 있을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임태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팀장은 "일본기업들은 잃어버린 10년(1990~2000년) 동안 자금이 있어도 투자하지 않고 내핍경영을 한 결과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 이 기간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한국기업들에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조선 등에서 추월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은행이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0.5%)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상위 10대 기업 중 7곳은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린다고 밝히는 등 불황기를 역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태양광 등 차세대 성장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할 뜻을 내비치면서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카 등 관련 분야에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때문에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기업들이 태양광과 LED를 비롯, 하이브리드카용 연료전지 부품 등 차세대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업들이 불황기에 생존해야만 이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 전무는 "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우선 불황기에 살아남아야 한다" "기적으로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과 비용절감에 힘써 생존하고, 이후 기회를 잡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에 착수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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