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키워드]"중앙돌파형 리더십"

김병근 기자 | 2009.01.01 09:14
위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탁월한 판단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할 수 있는 중앙돌파형 리더십이 CEO에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순신 장군처럼 '필생즉사, 사필생즉'(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의 각오로 조직에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때에 따라서는 구조조정, 사업매각 등 과감성과 결단성을 겸비한 최고경영자(CEO)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두산의 박용성 회장은 1995년 당시 주력사업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나에게 걸레면 다른 사람에게도 걸레'라는 소위 '걸레론'을 내세워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종합중공업그룹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두산그룹은 소주, 맥주 등 소비재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2조5000억원가량이었으나 2007년말 기준으로 18조원이 넘어섰을 뿐 아니라 그룹 매출의 80% 이상이 중공업분야로 탈바꿈했다.

중앙돌파형 리더십과 더불어 적절한 위기관리시스템도 필수다. 최근처럼 국제 원자재가격 및 환율 등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는 때에는 조직적이고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리스크를 관리, 안정적 경영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CEO 113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97%는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따라 위기 결말이 크게 달라진다'고 응답했다.


헌신과 협력의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위기시 빛을 발하는 CEO의 덕목이다. 위기상황에도 CEO가 조직목표를 위해 헌신하고 조직원과 동고동락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야 조직이 단합해 위기극복이 한층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온화한 리더십도 중요하다"며 "조직원과 고통을 분담하고 같이 어려움을 나누자는 마음가짐을 구성원들에게 갖게 하는 배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무조건 움츠리는 대신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미래를 조망하는 통찰력도 절실하다. 불황일수록 다양한 분야의 더 많은 전문가를 만나 세상의 흐름을 읽고 위기 극복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그랜드 디자이너'(Grand Designer)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가 위기를 뛰어넘어 성장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적 의지'(Strategic Intent)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기업을 키운다는 의지없이 재무제표와 주가에만 신경쓰는 미국식 CEO들은 저성장시대에 설 땅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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