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월 효과, '있다 vs 없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1.07 04:07

[머니위크]절반의 희망 속 "IT 너만 믿는다" 기대감

1월은 새해의 첫달이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게 하는 달. 그동안 증시도 1월에는 평균 투자수익률이 연중 다른 달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2009년은 '1월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여느 해보다 대립하고 있다.
'1월 효과' 실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과 경기침체를 조속히 탈피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으로 '1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1월 효과'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엇갈린 예상. '증시의 신'은 올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1월 효과는 '복불복(福不福)'

삼성증권이 1975년부터 2008년까지 34년간 코스피지수의 월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월의 평균수익률은 2.1%였다. 이는 11월의 2.3%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단순 수치상으로만 보면 1월 효과 현상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락 이후 이례적 상승률(50.8%)을 기록했던 1998년 1월을 제외하면 33년간의 1월의 평균 상승률은 0.8%로 분석됐다. 이는 월평균 상승률 0.9%를 밑도는 성과라는 것이 삼성증권의 해석이다.

소장호 연구원은 "이같은 통계와 함께 34년간 코스피지수의 1월 상승 확률은 50.0%였다"며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는 말인데, 그야말로 복불복(福不福)"이라고 말했다.

단순 수치상으로 분석하면 1월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34년간 절반만 올랐기 때문에 2009년에도 '1월 효과'가 적용될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IT에 달린 1월 효과

'절반의 기대감'만 안고 1월을 시작했지만, '1월 효과'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과거 대형위기 이후 다음해 1월 증시의 급등 ▲미국 오바마 신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오바마 랠리 기대 ▲경기부양책의 가속화 등을 들어 2009년 1월에는 이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맞은 1998년 코스피시장은 1월 50.8% 급등하며 제대로 된 '1월 효과'를 누렸다. IT버블이 붕괴된 이후 맞은 2001년 1월에도 22.5% 급상승하면서 '1월 효과'가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은 40.7%. IT버블이 무너진 지난 2000년 50.9% 급락 이후 8년 만에 최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2009년에는 이같은 '대형위기 후 증시급등'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강성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글로벌 신용경색의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취임과 맞물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의 활발한 유동성 공급이 진행되면서 1월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8780억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7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오바마 랠리와 결합된 1월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반면 1월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글로벌 경기침체 악화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과 미국 자동차 업계의 파산 위기, 국내 건설과 중소형 조선업종의 구조조정 문제 등 각종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는 무리라는 것이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낮은 성장 또는 성장 없는 상황에서 연초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더라도 과거 외환위기와 IT버블 때처럼 2차례 위기 상황 직후 1월에 나타난 큰 폭의 주가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1월 효과는 전기전자(IT) 업종에 달렸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1월의 섹터별 등락률을 보면 IT섹터가 초과상승을 기록하지 못한 해에는 1월 효과도 없었다"며 "결국 국내증시의 1월 효과는 IT섹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대표업종인 IT섹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업황이 좋고, 1월에는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만큼 1월 효과는 이같은 양호한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었다.

김 연구원은 "2009년에는 IT업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대폭적인 상승세의 1월 효과는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은 1월 효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정광 팀장은 "1월 종목별 전략으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익모멘텀이 증가하는 종목과 경기방어적 성격의 주식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관점에서 대한전선코오롱, SKC, 현대모비스, 아시아나항공, 대한제강, 아모레퍼시픽, LG텔레콤, LG생명과학, 에스원의 11개 종목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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