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는 '상생', 현실은 '해 넘긴 대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1.01 12:32
기축년 소띠 해를 맞아 정치권은 일제히 상생과 관용, 민생을 외쳤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새해엔 경제위기의 돌밭을 갈아엎고 기어이 옥토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지혜를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며 "국민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통합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꿈과 희망을 갖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견뎌나가자"고 말했고 김형오 국회의장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이견과 갈등을 합의로 이끌어내는 지혜를 발휘하자"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여야는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아슬아슬한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김 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민주당은 쟁점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외치며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점거농성을 계속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본회의장에서 새해 해돋이를 맞이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국회 경위들의 진입에 대비해 긴장을 끈을 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강조한 '2008년 내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8일까지 '법안전쟁'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김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고도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실적으로 82명이나 되는 민주당 의원들을 물리력을 동원해 본회의장 밖으로 끌어내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여권이 '고사·고립 작전'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나마 여야가 한때 단절됐던 대화 통로를 복구하고 원내대표 회담을 재개하기로 해 당장의 파국은 피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새해 경제침체 우려가 높아가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대립과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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