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은행연합회장, "옥석가리기 속도내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8.12.31 14:33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31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기업의 옥석 가리기 작업을 주채권은행이나 거래은행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배포된 '2009년 신년사'를 통해 "기업에 대한 면밀한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정상으로 판정된 기업은 적극 원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신속히 구조조정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실물 부문에 대한 지원여력 확대를 위해 은행의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은행들은 세계 일류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춘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증자, 하이브리드 채권 또는 후순위채권 발행 등 가능한 모든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경우 조성된 은행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질수록 은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더욱 커지는 만큼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도 배가해 나가야 한다"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은행권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은행에 대한 오해나, 혹은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비판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대내외 IR을 강화해 사원은행과 함께 정확한 실상을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고 필요시 당국의 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연합회 조직에 대한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은행연합회를 작지만 스마트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인사제도를 연공서열 방식으로부터 능력과 성과위주 방식으로 조속히 전환해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조직과 인사혁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지금 우리는 '임중도원'(任重道遠, 책임은 중하고 갈 길은 멀다)의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며 "비록 우리가 가야할 길은 험하고 힘든 길이지만 소의 해를 맞아 소처럼 쉬지않고 걷다보면 머지않아 밝은 미래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장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은행연합회 가족 여러분!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유례없이 어려운 경제상황 아래에서도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 온 여러분의 노고에 대하여 진심으로 치하를 드리는 바 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는 가운데,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세계경제가 동시에 침체에 빠지는 등 경제위기가 심화되었던 해였습니다.

우리 경제 또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급격히 위축되는 등 본격적인 침체국면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여 우리 은행들은 경제위기로 일시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거래기업들에 대해 자금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업여신 여력 확대와 재무건정성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확충에 힘쓰는 가운데, 임금동결, 경상경비 절감 등 경영합리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리 연합회 또한 사원은행과 긴밀히 협조하여 실물경제 회복과 은행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들을 발굴하고, 이를 적시에 정책화하기 위해 정책당국과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은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의 완화, 유동성 확보 및 자본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있어 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연합회 가족 여러분!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경제는 미국, 유로,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국내경제도 세계경제 여건의 악화로 내수 및 수출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률이 1~2%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은행들은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지난해 보다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의 옥석 가리기 작업을 주채권은행이나 거래은행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면밀한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정상으로 판정된 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신속히 구조조정을 유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실물 부문에 대한 지원여력 확대를 위하여 은행의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은행들이 기본자기자본비율 9%이상, BIS자기자본비율 13% 이상의 세계 일류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춘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증자, 하이브리드 채권 또는 후순위채권 발행 등 가능한 모든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경우 한국은행과 기관투자가 등에 의해 조성되는 은행자본확충펀드를 Back-up Facility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질수록 은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더욱 커지는 만큼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도 배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각 은행별로 독자적인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여 추진하는 한편, 은행권 공동으로 휴면예금의 출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금융소외자와 저소득자 등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여야 하겠습니다.

특히 경영합리화를 위해 인건비 절감 노력을 강화하여야 하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은행들이 청년실업문제의 해소 및 은행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인재확보 차원에서 신규채용을 지속하고 대학생 인턴제도도 적극 활용하여야 하겠습니다.

한편, 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은행에 대한 오해나, 혹은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비판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내외 IR을 강화하여 사원은행과 함께 은행의 정확한 실상을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고 필요시 당국의 지원도 요청해야 하겠습니다.

은행연합회 가족 여러분!

우리 연합회는 사원은행들이 위기극복 과정에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아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각종 현안 이슈에 대한 다양한 정책대안을 사원은행들과 함께 모색하고, 이를 정책당국과 긴밀히 협의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등 은행과 정책당국 간의 가교역할을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먼저,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여 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영합리화 노력도 강화함으로써 우리 은행연합회를 작지만 스마트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연합회의 인사제도를 연공서열 방식으로부터 능력과 성과위주 방식으로 조속히 전환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조직과 인사 혁신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연합회는 사원은행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사원은행과 항상 긴밀히 소통하면서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타결된 금융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에 따라 금년도 설립예정인 사용자단체를 통하여 금융노사 간의 대화와 타협의 장을 넓혀 나감으로써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한 차원 높은 노사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은행연합회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任重道遠(책임은 중하고 갈 길은 멀다)의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가야할 길은 험하고 힘든 길이지만 소의 해를 맞아 소처럼 쉬지 않고 걷다 보면, 멀지 않아 밝은 미래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금년 한해는 경제위기 극복과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신명을 다 바칩시다.

끝으로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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