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기에 수모당하는 '오세훈아파트'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8.12.30 15:09

[부동산X파일]주변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에 입주민들 가격인하 요구

글로벌 경기 침체로 촉발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른바 '오세훈 아파트'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0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주변 아파트 전세 시세의 70~80%로 공급되는 시프트가 집값 하락기인 요즘 인근 아파트와 가격이 비슷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 계약자들이 가격을 낮춰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개념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내 놓은 시프트는 청약 단지마다 수 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시프트가 처음 공급된 지난해는 집값이 상승하던 때라 주변 전세가격의 70~80%로 정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1년 새 부동산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는 바람에 아파트 매매가격은 물론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성북구 정릉동 라온유아파트에 공급한 시프트(전용면적 84㎡) 가격은 1억4500만원으로, 이 아파트 일반 전세가격인 1억4500만~1억5500만원선과 비슷하다. 주민들은 일반 전세가격의 70~80%인 1억~1억2000만원이 시프트의 적정가격이므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평뉴타운 1지구 84㎡도 일반 전세가격이 1억3000만~1억4000만원 수준이지만, 시프트 가격은 1억2630만원으로 별 차이 없다. 현재 전세가격대로라면 9000만~1억2000만원이 적정한 가격이다. 강일지구와 강남구 신사래미안 등 일부 단지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에 집값이 더 하락할 경우 시프트가 일반 전세 아파트보다 더 비싸질 공산이 크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시프트의 인기는 사라질 수도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 같은 기현상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급 당시 주변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최근 가격 하락으로 나타난 이 같은 현상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1년마다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만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주변 전세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설명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일부 단지만 이런 기현상이 나타날 뿐 발산·장지지구 등 대부분 시프트는 주변 전세시세의 70~80% 수준이다"며 "주변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5% 상한선을 두고 있는 만큼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이만한 주택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용택 서울시 장기전세팀장도 "시프트는 서민들이 20년 동안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만든 아파트로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1년마다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에 갱신 시점에 가격을 낮추면 되는데, 집값이 떨어질 때마다 가격을 즉시 반영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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