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군인같네"…밀리터리 피규어 인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12.30 17:09

2008서울인형전, 새해 1월1일까지 코엑스

▲서울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된 밀리터리 피규어ⓒ사진=송희진 기자
황량한 사막. 완전무장한 미군 수 십 명이 저마다 긴장된 표정으로 경계를 펼친다. 구릿빛 팔에선 금방이라도 땀이 흐를 것 같다. 서로 수신호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인다.

바로 옆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위장한 군인들이 상륙용 고무보트를 타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착용한 야간투시경에선 금방이라도 녹색 광선이 뿜어져 나올 것 같다.

전쟁 사진이 아니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 머니투데이와 MTN 주최로 새해 1월1일까지 열리는 '2008서울인형전시회'에 마련된 '밀리터리 피규어'(military figure) 전시 부스다.

군인과 군용차량, 막사와 헬리콥터까지 놀랄 만큼 정교하게 재현한 밀리터리 피규어가 어른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이번 인형전의 인기 코스로 떠올랐다.
▲서울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된 밀리터리 피규어ⓒ사진=송희진 기자

피규어는 만화 주인공이나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를 정교하게 축소 재현한 인형의 일종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사람 키(180cm)를 약 1/6로 축소시킨 제품으로, 높이가 대개 30cm 정도다. 매니아들은 '12인치 피규어'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군인들의 모습을 주로 표현한 게 밀리터리 피규어다.

밀리터리 피규어의 최대 매력은 정교함이다. 헬멧과 개인화기뿐 아니라 얼굴에 칠한 위장크림까지 극히 사실적이다. 가까이서 들여다봐도 허술한 구석이 없다.

다양한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또하나의 비밀은 손가락에 숨어있다. 피규어 몸체는 딱딱한 플라스틱이지만 손가락은 말랑말랑한 연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원하는 모양을 낼 수 있다. 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는 포즈나 부상당한 동료에게 응급조치를 하는 손가락 모양까지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다.

소품들도 모양만 그럴 듯한 게 아니다. 손톱만한 크기의 반합은 실제 뚜껑을 열 수 있게 돼 있다.


이번 인형전에는 30미터 길이의 부스에 작품 400여점이 전시됐다. 밀리터리 피규어 동호회 MFM(Military Figure Mania) 회원들의 솜씨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탄성을 내며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든다. 밀리터리 피규어는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는 남자들뿐 아니라 여성들도 좋아한다.

30일 현장에서 만난 MFM 운영진 김경배씨는 "연세가 지긋하신 중년 남성들도 있지만 여성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접 만들고 싶다기보다 하나쯤 갖고 싶은데 전시물과 같은 완제품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완제품 세트는 5만~20만원 가량. 재질과 제작사에 따라 더 비싸기도 하다. 의상과 무기를 따로 구입해 나만의 '커스텀 피규어'를 만드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다.

피규어 취미에 입문하려면 동호회 활동이 필수다. 지난 2004년 설립돼 현재 회원이 5000명에 이르는 MFM이 대표적이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진행중인 '2008서울인형전시회'를 찾아 가수 원더걸스와 손담비를 모티브로 만든 테디베어를 구경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한편 수영선수 박태환, 2008 미스코리아 미 장윤희, 모델 이파니씨도 각각 인형전을 찾아 테디베어를 선물받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전시회 입장권은 티켓링크(http://life.ticketlink.co.kr)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어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코엑스 멤버스카드가 있으면 할인되며 만4세 미만(2005년 이후 출생) 어린이는 무료다. 전시장은 오후7시까지 열지만 관람시간을 감안해 입장은 6시까지 가능하다. (문의: 서울인형전시회 시행위원회 ☎ 02-724-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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