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버블 붕괴後 "이보다 더 나쁠수 없다"

더벨 정호창 기자 | 2008.12.30 09:24

[2008 VC 결산]①투자규모·Exit 5년내 최저.. 벤처캐피탈 수 100개 밑돌아

이 기사는 12월29일(15: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8년 벤처캐피탈 업계는 벤처버블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003년과 2004년 이후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국내 코스닥 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투자금 회수(Exit)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신규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 문을 닫는 벤처캐피탈 업체수도 늘어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업체수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밑돌았다.

벤처캐피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내 코스닥 시장은 올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올 초 707.12p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지난 29일 329.18p로 마감됐다. 연초에 비해 절반이 넘는 53%가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40%가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의 붕괴는 곧바로 벤처캐피탈 업계 불황으로 이어졌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업무는 비상장 벤처기업에 수년간 투자해 주식시장에 상장(IPO)시키고 그 차익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농사를 망쳤다. 11월말까지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업체수는 3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개보다 40%가 줄었다. 이 중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업체수는 23개로, 지난해 40개에 비해 42.5%가 감소했다.


IPO가 줄어 투자금 회수(Exit)가 어렵게 되자,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이 줄고 신규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11월까지 신규 투자된 금액은 6594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11억보다 26.8% 줄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문을 닫는 벤처캐피탈 업체수가 늘면서 중기청에 등록된 벤처캐피탈 업체수는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밑돌게 됐다. 2000년 147개이던 벤처캐피탈 업체는 해마다 그 숫자가 줄어들어 지난해 101개이던 것이 현재는 97개 업체만이 남았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이 지속된다면 벤처캐피탈 수와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결국 벤처투자 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업체별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벤처투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투자인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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