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29일(15: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2008년 벤처캐피탈 업계는 벤처버블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003년과 2004년 이후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국내 코스닥 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투자금 회수(Exit)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신규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 문을 닫는 벤처캐피탈 업체수도 늘어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업체수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밑돌았다.
벤처캐피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내 코스닥 시장은 올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올 초 707.12p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지난 29일 329.18p로 마감됐다. 연초에 비해 절반이 넘는 53%가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40%가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의 붕괴는 곧바로 벤처캐피탈 업계 불황으로 이어졌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업무는 비상장 벤처기업에 수년간 투자해 주식시장에 상장(IPO)시키고 그 차익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농사를 망쳤다. 11월말까지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업체수는 3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개보다 40%가 줄었다. 이 중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업체수는 23개로, 지난해 40개에 비해 42.5%가 감소했다.
IPO가 줄어 투자금 회수(Exit)가 어렵게 되자,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이 줄고 신규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11월까지 신규 투자된 금액은 6594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11억보다 26.8% 줄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문을 닫는 벤처캐피탈 업체수가 늘면서 중기청에 등록된 벤처캐피탈 업체수는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밑돌게 됐다. 2000년 147개이던 벤처캐피탈 업체는 해마다 그 숫자가 줄어들어 지난해 101개이던 것이 현재는 97개 업체만이 남았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이 지속된다면 벤처캐피탈 수와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결국 벤처투자 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업체별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벤처투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투자인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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