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기후변화 대응 목표 왜 공개 안할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2.30 10:08

[그린강국코리아]<2008정리-2>기후변화 이슈, 홍보·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 공개는 경영 점검을 철저히 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기후변화 이슈로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지 목표가 필요한데 아쉽게도 국내 기업 중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곳은 없습니다."

이수열 전남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국내에서 온실가스 인벤토리(Inventory)를 구축한 기업은 포스코, LG디스플레이, 한화석유화학, 기아자동차, 삼성물산 등 8개 업종 20여곳인데 공표하지는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제품 생산 공정에서부터 소비·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 정리한 분석틀을 이르는 용어다.

이 교수는 또 "수사(Rhetoric)는 넘쳐나는데 실제(Reality)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게 한국 저탄소 녹색산업의 현실"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주요 사업부문에 기후변화 이슈를 어떻게 반영할지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 기업들이 제품생산 공정 중심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있는데 제품 물류 단계와 소비 단계,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온실가스 정보를 모두 인벤토리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 이후 단계의 온실가스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할 적절한 전략을 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표하는 등 기후변화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를 적극 홍보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화학업체인 듀폰은 201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65%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저탄소 관련 연구개발(R&D) 비용을 2배 늘리고 저탄소제품의 매출액을 2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세부 계획까지 세웠다.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배송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2015년까지 100% 향상하고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기로 했다. 또 내년에 탄소배출량을 30% 감축할 수 있는 사업장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기후변화 이슈를 홍보·마케팅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맥킨지 컨설팅의 설문조사 결과 '친환경 제품에 관심은 있지만 구매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53%에 달했다"며 "이 53%가 미래 친환경시장의 핵심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을 어떻게 공략할지 연구하는 과정이 곧 친환경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이 지나치게 정부 의존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최근 조사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은 정부의 몫'이라거나 '우리는 잘하고 있는데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시장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기업의 능동적 대응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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