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급성장, 보람이자 아쉬움"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12.29 15:21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고별 기자간담회

"펀드시장 급성장이 재임기간 가장 큰 보람인 동시에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60, 사진)은 29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취임해 펀드 급성장기에 회장을 역임한 게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다"며 "펀드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해 자본시장의 큰 축을 맡고 있다는 게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회장이 협회장에 오른 2004년 145조원이었던 전체 펀드 설정액은 12월 말 현재 360조원으로 늘었다. 9조원에 불과한 주식형펀드는 140조원대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특히 적립식펀드가 크게 늘면서 증시 안정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윤 회장은 "금융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과거와 달리 채권형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없을 만큼 건전성 우려도 사라졌다"며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운용업계의 성장세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시장 급성장은 보람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아쉬움이기도 하다. 펀드 시장이 지나치게 빨리 성장한 탓에 '펀드=보물단지'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 윤 회장은 "그동안 고수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와 불완전판매가 너무 많았다"며 "특정 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지난 4~9월 64개 운용사 가운데 20개 운용사가 적자를 낼 만큼 양극화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올해 서브프라임 부실과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도 잊지 못할 사건이다. 윤 회장은 "증시 급락으로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40조원에 달하지만 순자산총액은 82조원에 불과하다"며 "펀드 손실로 고생하는 투자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윤 회장은 "그나마 선진국에 비해 파생상품 관련 피해가 적은 게 다행"이라며 "이번 금융위기는 운용업계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참고 기다리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투자자에게 당부했다.

한편 협회 통합 작업에 대해 윤 회장은 "그동안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나름대로 준비를 잘 해 왔다"며 "황건호 초대 금융투자협회(금투협) 회장이 통합협회를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열릴 제24차 세계자산운용협회(IIFA) 총회 준비도 금투협에서 차질없이 잘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4~5대 자산운용협회장을 역임한 윤 회장은 자산운용협회, 증권업협회, 선물협회를 통합하는 금투협 출범에 따라 내년 2월3일 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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