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책랠리..주식 살까?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2.29 08:26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7>독과 해독제(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유동성장세 다음에는 실적장세가 온다.

실적장세는 안전자산으로부터 나온 많은 돈들이 새로운 투자자산에 투자되기 시작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게 되고 고용이 늘어나면서 개인들의 소득이 늘어나게 되고 소득이 늘게 되면서 소비가 늘어나게 되는 선순환을 거쳐서 기업들의 실적이 실질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하는 때를 말한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다고 해서 실적장세가 되는 것이다. 즉 주가 상승의 메카니즘을 보면 최초에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단계는 실적 장세에 와서야 비로서 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기억해두자.

다시 정리하자면 정책랠리 단계나 유동성 랠리 단계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바닥을 향해 가고 있고 경제 지표들도 엉망이다. 아무리 봐도 주가가 오를만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정책적 배려와 혹은 정부가 뿌려 놓은 유동성의 힘으로만 상승을 하는 시기를 거쳐야만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는 시기가 올 수가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기억을 해야 하는 것은 이 메카니즘이 순서대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지난 잃어버린 10년에서 경기가 약간 돌아서려는 모습을 보이자마자 풀어 놓았던 유동성에 대한 회수를 결정하고 금리를 올렸던 적이 있다.

겨우 상승의 시작하려던 시장은 곧장 냉각되면서 다시 차디 찬 겨울로 돌아간 적이 있다.(물론 구조조정이 수반되지 않았었다는 점도 잃어버린 10년의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즉 정책랠리나 유동성 랠리의 단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여하에 따라 다시 후퇴하기도 하고 순서에 맞추어 잘 상승하기도 한다.

운이 좋게 정책적 랠리를 통해서 신뢰가 구축되고 곧장 유동성 장세가 되기도 하자지만(이런 경우 브이자 반전을 한다) 반대로 정책랠리 이후에 신뢰의 회복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혹은 신뢰의 회복 이후에도 유동성 장세로의 전환에 실패한다면 주가는 “L 자형”의 소위 다중바닥을 겪게 되는 것이다.

물론 위의 단계를 굳이 거론한 이유는 시장이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이 암울한 상태에서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은 내년에 실업률이 얼마인데...기업들이 도산을 얼마나 할텐데...뭐가 보여야 상승을 기대하지...등등 시장으로부터 도망할 궁리만 하고 있는 시기에도 주가는 상승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자.

현재 국면은 정책랠리의 구간

그럼 현재는 어느 구간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정책 랠리가 진행 중에 있고 이제 막 신뢰의 회복의 단계에 첫 발을 디딘 정도로 보면 된다. 미국에서는 고사 직전의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 가진 애를 다 쓰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정책을 쏟아낸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채안펀드가 조성되고 은행채를 매수했다.

달러화의 유동성을 잘 보여주는 TED 스프레드는 지난 주 리먼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의 CD 금리는 드디어 3%대에 입성하기 시작했고 주택 대출 금리도 최저 4%대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즉 정책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이것이 지금 막 신뢰의 회복 단계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주식 사야겠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앞서 거론했지만 유동성 장세라고 하는 장약에 불이 붙어야만 로켓은 추진된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실제로 시장의 돈들이 움직이는 것이 확실해지기 전에는 약간의 충격에도 시장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결단이 무척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미국 오바마 경제팀의 정책적 결단 여하에 따라 시장이 좋아질 수도 있고 다시 나빠질 수도 있다.

지난 주말 가자 지구에 사상 최악의 폭격이 있었고 수백명이 죽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중동의 화약고인 가자지구에서의 폭격은 아주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줄 수 있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전투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한쪽이 다른 한쪽을 폭격하는 것으로는 사실 큰 문제는 만들지 않는다.

이것이 시리아나 요르단 혹은 그 외의 중동의 이슬람권 대다수에 분노를 만들어 대립국면으로 치닫기 전에는 말이다.

이 뉴스는 그 크기에 차이가 있었을 뿐 언제나 있었던 뉴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고 다시 논평하기로 하자.

아무튼 지금 신뢰의 회복이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 첫발을 내 디딘 정도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BBB- 스프레드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 현재 BBB- 스프레드는 600BP 만큼이나 벌어져 있다. 이 정도의 스프레드는 193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통 BBB- 스프레드는 3%대까지는 와야만 신뢰의 회복단계를 거쳐 유동성장세로 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진다. 즉 지금은 신뢰의 회복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고 언제든지 시장은 다시 얼음 물 속으로 빠질 수도 있는 국면이라는 점이라고 단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럼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정책적 결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향후 오바마에게 가장 중요한 정책적 결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자지구에 대한 무자비한 폭격에 대해 범 이슬람권의 공분을 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아마도 빅3에 대한 처분일 것이다. 만약 빅3의 파산이 진행될 경우 그 파장은 2010년 중반까지 이르게 될 것이고 실업률은 10.8%에 달할 것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경고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과오를 다음 대통령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장고 끝에 빅3에 대한 지원을 결심했다고 그럴 듯하게 말은 했지만 자신의 집에 있었던 지독한 영양실조로 피골이 상접한 환자에게 미음 한 수저 먹여서 떠넘긴 상황이나 다름이 없다.

134억 달러 가지고 회사가 회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빅3의 현금흐름을 통해 추측컨대, 대략 3개월 안팎의 생명을 연장했을 뿐이다.

아마도 오바마가 겪게 될 첫 번째 내부적인 도전은 빅3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전미 자동차 노조들은 지금 오바마가 산타복장을 하고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대권을 위해서 궁지에 몰려 있는 자동차 노조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오바마의 입장에서는 또한 퍼주기 식 정책을 결코 허락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판을 할 경우 자칫 오바마는 쇠고기 역풍보다 더욱 가혹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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