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증시=유동성장세,돈의 힘을 믿자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2.29 07:30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7>독과 해독제(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파란 만장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증권사들의 전망은 보기 좋게 틀렸다.

최저점을 가장 잘 맞춘 증권사가 교보증권이었는데 올해 최저점을 1500으로 잡았었다. 올해 최저점이 892포인트였으니까 가장 근접했던 증권사가 지수 저점에 거의 두 배의 차이가 난다면 웃음만 나올 뿐이다.

작년에는 주가가 2000포인트를 넘었었지만 당시에 2000포인트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던 증권사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감히 증시를 예측하려 했었던 것은 우수꽝스러운 일이 될 뿐이었고 허튼 시간 낭비였다. 예측해봐야 소용이 없는 내년 전망에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귀를 기울이는 이유를 모르겠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줄잡아 수십 만 가지에 이를 것이다. 아무리 가지 수가 많다고 해도 그 요인들이 일정한 비중의 중요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정밀한 노력에 의해서 계산이 되겠지만 어떤 때에는 유가의 변수가, 또한 어떤 때에는 환율 변수가 더 영향을 키우는 등 변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그 중요도의 변화도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사실 상 증시에서 미래예측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모든 변수를 예상하고 지수의 방향을 잡는 것은 정말 웃기는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또 코미디를 하려 한다. 너무 크게 웃지 말기를 바란다.

주가 상승의 메카니즘

“내년에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상승반전의 메카니즘을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하고 가자.

매년 연말에는 산타랠리, 연초가 되면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를 갖지만 주가라는 것이 어느 특정한 시기를 기준으로 오르고 내리고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년 그 때만 되면 오르고 그 때만 되면 내리는 상황이 착실하게 이루어진다면 이 세상에 부자가 안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식은 단지 많이 빠졌다고 해서 상승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때가 되어서 혹은 해가 바뀌어서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론적으로야 연초효과 등 몇 가지의 이론적 특이성(Anomaly)이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막연한 연말 혹은 연초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주식은 언제나 때가 되어야 상승을 한다.

그 때가 언제일까?

가장 처음에 상승세로 전환이 되는 시기는 대개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주가가 반전을 시도하는 시기를 흔히 정책적 배려의 시기라고 한다.

최 바닥에서는 늘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많아진다. 지금도 주가는 바닥으로부터 25% 높은 위치에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올라왔을까를 생각하면 역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아시다시피 지난 수요일 밤에 발표되었던 고용은 여전히 최악을 기록하고 있고 주택판매나 GDP 성장률 등 시장을 그동안 짓눌러 왔던 그 어느 재료에서도 호전의 기미조차 찾은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상승을 한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정부의 정책적 배려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이제 겨우 2조 달러 정도의 집행이 되었을 뿐이지만 향후 8조 6000억달러 정도를 집행하겠다고 매일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4대강 유역에 대한 개발 등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렇게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상승하는 단계를 우리는 정책랠리의 시기라고 한다.

정책랠리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다음에 “신뢰의 회복” 이라는 절차가 반드시 확인 되어야만 상승을 지속할 수 가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엄청난 유동성을 퍼부었다. 이제 FRB는 회사채 직매입에 이어 MBS를 사들이기 시작을 했고 이제는 헤지펀드까지 지원하겠다고 한다. 부실이 있는 곳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서 빠른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픈 곳들이 치료가 되기 시작하면서 최근 시장에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은행에서 돈을 꽁꽁 쥐고 놓지 않는 이유는 누구도 믿지 못해서인데 정부가 나서서 부족한 부분과 골병이 든 부분에 직접 치료를 하게 된다면 많은 회사들이 부실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꽁꽁 얼어붙었던 신뢰가 서서히 회복되게 된다.

역시 신뢰 회복만으로 주가가 상승을 지속할 수는 없다. 이후에는 유동성 장세라고 하는 정상적 상승의 시기가 온다.

왜 이 때부터 정상적인 상승의 시기라고 했을까?

돈은 경제에서 혈액과 같다. 시장에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돈은 말라비틀어지고 고사 직전의 경제를 살리고자 정부가 투입한 유동성이 이제 시장이 신뢰를 찾아가게 되면서 밖으로 튀어 나오는 시기가 바로 이 때가 된다. 최소한 주가가 기조적인 상승을 할 만한 이유가 최초로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시장에 무슨 기업의 실적이 좋다거나 혹은 경제지표가 좋아서 상승을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단지 유동성의 힘으로, 즉 돈의 힘으로 상승을 하는 단계가 된다.

간단 하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유동성 장세에서의 상승 원리를 생각해보자. 현재 TB(미국 재무성 채권)의 수익률은 0% 이다.(3개월물 기준) 지금 아무리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일 년에 이자가 0%라면 너무하지 않은가?

이런 돈들은 안전을 생각하면서 부도 위험이 없는 TB에 숨어 있는 시기를 우리는 "Back to the Quality" 라고 한다. 즉 투자나 이익 보다는 안전을 생각하는 시기가 된다.

하지만 시장에 신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이 생기기 시작하면 더 나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투자대상을 향해 빠져 나오게 되는데 이 순간을 우리는 “Away from the safety" 라고 한다.

즉 낮은 금리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높은 수익률을 향해 돈들이 튀어 오르는 시기를 말한다. 그것이 바로 이유다. 이처럼 거대한 돈들이 최초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기를 우리는 유동성 장세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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