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한화, 대우조선 본계약 한달 늦추기로

강기택 기자, 김지산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8.12.28 18:29

(종합)한화 보유자산 매각 통한 자금 조달 협조 입장 밝혀

산업은행과 한화가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대우조선해양의 본계약을 한달 늦추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8일 한화의 보유자산 매각 등을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매입해 한화가 자체 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내놓는 한편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내년 1월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인성 산업은행 기업 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해각서에 따라 본계약이 오는 29일자로 체결돼야 하고 원칙을 변경할 의사는 없지만 이번 거래의 조속하고 성공적인 종결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중대성을 감안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본계약 연장을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한화가 보유자산 매각 등 자체자금 조달에 최선을 다할 것과, 실사 개시를 위한 이해당사자들간 협의에 최선의 협조를 다하는 등 인수의지의 진정성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산은은 특히 한화가 요청하는 경우 산업은행이 자금조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본부장은 "가능한 범위에서 산은이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그룹이 보유한 자산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자체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도 "산업은행이 자금 문제와 관련한 금융 여건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진일보한 것으로 본다"며 수용의사를 밝혔다.

한화는 지난 25일 산은이 매매대금 지급조건을 완화해 줄 것과 확인실사를 한 뒤에 본계약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산은은 한화가 요구한 분납, 잔금납부 시한 연장 등은 수용하지 않았다.

산은은 내년 1월 30일까지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즉시 양해각서를 해제하고 이행보증금을 몰취하는 등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할 방침이다. 산은은 또 자체 판단에 따라 한화의 자구 노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그 이전이라도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원칙 없이 일처리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노조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도인으로서 권리행사를 내년 1월말까지 1개월 유보한다고 밝힌 데 대해 산업은행과 한화 모두를 비판했다.

조광래 대우조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적정가격이 아닌 무조건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자는 생각에 세계 금융위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한화도 본계약을 1개월 연장해봐야 없는 돈이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화가 자금조달을 못한 게 근본적인 문제인데 그걸 해결하지 않고서는 본계약을 연기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의 본계약 체결 시한 1개월 연장 등과 관련해 29일 오전 11시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남편, 술먹고 성매매"…법륜스님에 역대급 고민 털어논 워킹맘
  2. 2 "보고싶엉" 차두리, 동시 교제 부인하더니…피소 여성에 보낸 카톡
  3. 3 붕대 뒹구는 '강남 모녀 피살' 현장…"무서워 출근 못해" 주민 공포[르포]
  4. 4 김호중 극성팬, 임영웅까지 비난…"동기 구속됐는데 공연하냐"
  5. 5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