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자산배분펀드, 이름값 못했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12.28 22:32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여파, 내년엔 '셀프 자산배분' 부각

올해 글로벌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글로벌자산배분펀드'가 분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약세장 전망이 우세한만큼 글로벌자산배분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는 투자자가 직접 투자 지역과 비중을 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편입비중이 높은 글로벌 공격적자산배분펀드(순자산 100억원 이상)는 연초 이후 -52.13%의 수익률을 기록해 오히려 일반 해외주식혼합형펀드(-48.95%)보다 뒤처졌다. 국내 최초 글로벌 스윙펀드를 표방한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 1Class-C'(-53.23%)의 손실이 가장 컸다.

그나마 채권 비중이 높은 보수적자산배분펀드는 -20.36%의 수익률로 선방했다. 특히 '하이Global Selective혼합형재간접 1'펀드는 올들어 손실폭이 19.56%에 그쳤다. 이 펀드는 글로벌 및 이머징채권형펀드에 70% 이상 투자하고 주식, 부동산, 실물 등에 30% 이하로 분산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일 년전 수익률이 높은 일부 펀드를 중심으로 '몰빵투자'가 성행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자산배분펀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동반 하락하자 운용사의 구조적인 분산 전략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가 모두 급락하면서 자산배분의 효과가 줄었고 시스템에 의한 분산투자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 동조화는 두드러졌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리츠펀드와 글로벌금융펀드만이 코스피지수와 상관도가 0.5를 넘었으나 12월 초에는 금과 에너지, 인프라 등 대부분 섹터가 0.8을 넘었다. 보통 상관도가 0.5 이상이면 상관관계가 강하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을 대체하는 효과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약세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역, 섹터별 차별화가 나타나지 않아 자산배분펀드보다는 투자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맞게 투자 대상 및 비중을 조절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글로벌 증시가 동조화되면 투자 대상 국가를 늘리는 게 분산 투자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개별국가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중심으로 투자자가 직접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셀프 자산배분'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도 "2009년 하반기로 가면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상관도가 낮은 섹터보다는 상승탄력이 기대되는 뉴에너지, 글로벌금융, 인프라섹터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