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위기는 기회다

정기로 코닉시스템 사장  | 2008.12.30 10:10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미국에서는 올해 가장 많이 쓰인 단어가 '구제금융'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올해를 규정하는 한자어로 '變'(변)자가 가장 많이 뽑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올 한 해를 어떤 한자어로 규정할까 궁금하던 차에 대학교수들이 선택한 한자어로 '五里霧中'(오리무중)을 들었다고 한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로 그동안 고도성장을 마감하고, 하반기 들어서 급격하게 경기가 내리막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기업들의 과도한 설비투자와 투자과잉 문제로 재고조정이 기다리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난 또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설상가상 인건비 상승과 꾸준한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도 예전의 가격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다.

돌이켜보면 기업하는 입장에서 어느 한 해가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다. 그나마 올 상반기에는 액정화면(LCD) 가격 호조와 이에 따른 후방산업의 수혜로 우리 회사를 비롯한 LCD 장비 부품 기업들 또한 어려움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 급격하게 반도체 LCD 등 전방산업의 위축으로 그 영향을 크게 받는 느낌이다. 이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반드시 바닥은 있게 마련이고 이 바닥이 지난 후에는 또 반드시 호황이 온다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7월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30달러대로 하락해 있다. 국제철강 가격 또한 최고치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 외에도 곡물가격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최고치 대비 40%이상 하락한 품목이 많다. 일본의 엔화는 연초 100엔당 850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은 연초 달러당 930원대에서 현재 1300원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내수보다 수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율상승과 엔화상승은 우리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는 중국과의 가격경쟁력 향상, 엔화 상승, 환율 상승 등 수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맞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글로벌 침체도 각국의 금리인하와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장기간 경기침체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차기 오바마 행정부는 '경제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기업에게 고통 없이 성장이나 발전, 더 나아가 도약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글로벌 불황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미래 유망한 신사업에 나서고 수출에 힘을 싣는 등 노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회사도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역시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자 위성사업을 주력 매출원으로 하는 회사와 합병을 추진했고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합병절차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반도체 LCD 태양광 장비 등 장비분야를 고도화하는 한편, 합병을 통해 확보한 위성사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 발사사업에도 한 축이 되는 해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2009년 기축년을 국내 모든 기업들이 승전보를 올리는 한해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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