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내려가야 다시 오를 수 있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12.28 07:39

[석세스북스 신간]'내려가는 연습' 등 5권

*내려가는 연습
(유영만 저/위즈덤하우스/240쪽)

IMF 이후 경제빙하기의 차가운 현실은 조금씩 감지되고 있었다. 취업률은 바닥이고, 구조조정의 상시화, 제조업의 공동화 등의 영향으로 중산층은 사라져가고, 개인이든 기업이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우리만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모든 위기의 원인을 그동안 자성 없이 달려온 ‘오름 중독’에서 찾고 있다. 정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온 결과가 바로 지금의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방통행식의 성장 지상주의로 파생된 구조적인 문제들이 이제야 봇물처럼 터졌고, 그 여파는 개인과 기업은 물론이며, 국가적 경제위상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산에는 꼭대기가 있듯이 고도성장 역시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일정 규모에 이르면 성장(양)이 아닌 성숙(질)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질' 높은 성장의 비결을 '내려감의 지혜'에서 배우라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것이다. 밟힐수록 강해지는 잡초,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이삭, 뿌리를 깊게 내릴수록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우리도 지금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기꺼이 내려가는 아픔과 실패를 경험해 보면서 진정한 성장과 성숙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한다.


*종이 한 장의 차이
(헨리 페트로스키 저, 문은실 역/웅진/256쪽)

세계적 석학이자 공학 칼럼니스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헨리 페트로스키가 위기에 빠진 우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실패에 대한 대처와 예측이 물건의 진화와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피면서 성공과 실패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프레젠테이션의 발전사, 첨단 의료장비에 남아 있는 실패의 흔적, 코카콜라의 오만과 굴욕,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재앙 등 인류 역사에서 찾아낸 무수한 사례들을 통해 헨리 페트로스키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모든 것은 언제나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는 것, 그리고 ‘실패는 여전히 성공을 향한 동력’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사례의 곳곳에서, 헨리 페트로스키는 왜 모든 물건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인간의 욕망과 도전 그리고 오만이 문명의 진화와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치명적인 실패의 주기는 어떻게 반복되는지 등을 언급하면서 ‘궁극적 혁신’을 이루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승승장구하면서 성공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다가 한순간 벼랑 끝에 내몰린 수많은 기업들에게 던지는 경고인 동시에 실패에 관한 통찰의 눈을 기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가치 있는 조언이 될 것이다.


*와인&비즈니스
(최승우 저/중앙북스/416쪽)

비즈니스에도 세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의 중요한 국제 비즈니스는 단순한 업무 관계 이상, 취미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유대를 쌓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때문에 미팅 자리에서도 일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역사, 예술, 여행, 스포츠 등 다방면의 테마가 주제로 등장하곤 한다.

비즈니스맨이라면 특히 고위직으로 갈수록, 누구와도 유쾌한 대화가 가능한 풍부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음료이자 무궁무진한 맛과 스토리를 품고 있는 와인은, 비즈니스 테이블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주제이자 또한 실제로 자주 등장하는 화젯거리. 국제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와인에 대해서 잘 알고 이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국제 비즈니스에 30여 년간 몸담았으며, 영국 와인 전문 교육 기관 WSET 디플로마 과정까지 수료한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맨에게 꼭 필요한 와인 지식과 매너를 소개한다. 감성적인 면이 중요해진 현실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와인 전략을 들려주고, 음식에 따라, 식사 코스에 따라 성공적으로 와인을 선택하는 노하우, 치즈, 캐비아, 푸아그라, 시가 등 와인과 어울리는 고급 식문화 정보 등을 전해준다.



*상실의 시대, 남자로 산다는 것
(모로토미 요시히코 저, 나일등 역/이덴슬리벨/256쪽)

경기침체라는 칼바람이 목을 죄어 오지만 마음 편하게 '악' 소리 한 번 낼 수 없다. 매일 매일 죽도록 일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삶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용돈 한 번 마음껏 쓰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에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언젠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자존심으로 사는 생물, 남자다.

그러나 요즘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워졌다. 힘이 들어 숨이 막힐 지경이지만 그래도 남자이기에 절대로 힘들다는 말은 내뱉지 않는다. 조금 힘들더라도 남자라면 소주 한 잔 마시고 다시 일어서면 된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지금 불어 닥친 한파는 잠깐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보기에는 그 기세가 너무나도 거세다.

개인과 회사와 국가가 하나가 되어 ‘많이’와 ‘빨리’를 외치며 성장을 거듭하던 고도성장시대는 막을 내리고 경기 침체와 감원 태풍이라는 말이 일상이 되어버린 제로성장시대로 접어들었다. 승진과 성공을 최고의 목표로 두고 달렸던 남자들에게서 ‘목표 지점’이 상실된 것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남자들. 오늘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심리 카운슬러인 저자는 그 동안 상담 사례를 토대로 도대체 무엇이 남자로 산다는 것을 이토록 힘들게 하는지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그리고 남자들이 그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성장 이데올로기’에 의문을 표한다. ‘많이 그리고 빨리’를 외쳤던 성장 이데올로기에서 한 발 내려서서, 또한 가족과 회사에 대한 무한 책임의식에서도 한 발 내려서서 진정한 ‘나’를 만나는 깊이의 차원으로 들어가라고 조언한다.


*브랜딩 불변의 법칙
(알 리스ㆍ로라 리스 저, 배현 역/비즈니스맵/432쪽)

브랜드의 세계는 냉혹하다. 무수히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소비자의 기억 속에 각인되지 못한 브랜드들은 선도브랜드의 들러리로 전락하거나 끝내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맞는다.

현존하는 최고의 마케팅 전략가인 이 책의 저자들은 <포춘> 선정 500대 글로벌기업들을 컨설팅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세계를 관통하는 절대 불변의 법칙을 규명했다. 브랜드는 끊임없이 탄생하고 소멸되지만, 이 법칙에는 예외도 없고, 유효기간도 없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아무리 광고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해도, '브랜딩'을 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브랜딩을 하지 않았다면 BMW는 그냥 자동차일 뿐이고, 브랜딩을 하지 않았다면 롤렉스는 그냥 시계일 뿐이다. 저자들은 이처럼 제품에 확고한 정체성과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덧입혀주는 '브랜딩의 힘'에 대해 역설한다.

이 책은 또한 오늘날 가장 도전적인 마케팅 문제, 즉 인터넷 브랜딩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브랜딩에 대해 제대로 다룬 책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다.

*도서선정 예스24(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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