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눈여겨 볼 해외 투자처는 어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9.01.02 07:49

전문가들, 경기 살아난다면 "선진국 먼저"vs"그래도 이머징"

지난해만 해도 '대박의 꿈'을 이뤄줄 것 같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증시는 악화일로이고, 틈새시장으로 주목받던 유럽과 일부 동남아 국가들도 회생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

'고등어'(반토막), '갈치'(네토막)가 된 초라한 통장을 들고 '회심의 2009년'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어느 지역에 주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해 꼽았던 브릭스 등과 같은 소위 '핫스팟'은 없다고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다만 투자행태에 따라 선호되는 지역이 이 너른 지구상에 왜 없겠는가.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는 것이 우선인 만큼 선진국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등의 극적 효과를 누릴 이머징마켓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안정적 수익 원한다면..'썩어도 선진국'='선진국 대세론'을 주장하는 쪽은 경기 침체가 전방위적인 데 주목하고 있다.

어느 한가지 요소가 개선된다고 해서 쉽게 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진국부터 차례대로 안정을 찾아야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반등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서유럽을, 하반기에는 미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서유럽의 경우, 아직 금리인하 카드가 유효하고,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유로화가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서유럽 중에서도 유럽 경제의 3대축인 영국, 프랑스, 독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나 연구원은 "프랑스는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있고, 경기부양 방향이 잘 잡혀있다"며 "독일은 경제규모가 제일 크고, 잠재력이 높으며, 영국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재정통이기 때문에 그 부문에 신뢰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미국이 좋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수,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에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각 지역 펀드를 다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 특별히 좋다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회생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 하락기에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듯 이들 국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험 감수한다면..'곧 죽어도 이머징'=반면 내년에 이머징마켓이 효자가 될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물론, 선진국이 먼저 살아나야 이머징마켓도 수혜를 보는 것은 맞지만 투자의 효율로 따져보면 이머징마켓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이 나아진다는 전제하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시차를 두고 경제의 수요를 자극한다고 보면, 아시아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클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릭스 국가 중 러시아나 브라질은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중국은 경기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양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회복 시그널이 나타나면 조금씩 비중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상무도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기는 하지만 이머징마켓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중국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주요 이머징마켓 투자자들도 내년에 중국 증시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PFR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은 지난달 현재 630억달러를 이머징마켓 증시에 투자했으며 이중 15%가 중국에 집중됐다. 이는 13년래 최고 수준으로 한국, 브라질, 대만 증시 투자액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템플턴자산운용, 슈로더투신운용, 블랙록 등 주요 투자자들은 특히 중국 증시 투자 확대를 공언하고 있다.

이들이 20년래 최악의 성장률에도 불구,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세계 최고 외환보유국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현 외환보유액은 1조900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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