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점거' 여여 내주초 격돌 전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12.26 18:27

(상보)임시휴전 끝나자마자 …주말 살얼음판 정국 아슬아슬

민주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면서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일시적인 소강 국면이 마감되고 물리적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연내 법안처리를 재천명한 가운데 국회법상 안건 처리는 국회의장이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사회를 보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어 여야간 파국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다음주 초 격돌…전운 고조 = 정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의 분위기를 보면 'D-데이'는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처리할 법안을 재점검한 뒤 주말을 넘긴 오는 29일 상임위원회 상정 등으로 포문을 열 전망이다.

당내에선 민주당의 기습으로 이젠 정면돌파밖엔 길이 없다는 강경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몸싸움을 할 순간이 온다면 피하지 않는다"며 본회의장 탈환을 위해 물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시간30분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긴급 중진회의와 의총에서도 참석자들 모두 현 상황에서 정면대응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 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의외로 (쟁점 법안 처리) 시기가 당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최종 점검할 법안이 남아있는 데다 당내 결속이 확고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29일부터 불과 3일 동안 100여 개의 법안을 연내 처리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지난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폭력 사태 등으로 야당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본회의장 탈환을 위해 경위권을 발동할지도 미지수다.

◇ 민주당 "악법 저지 올인"= 민주당은 이날 아침 본회의장 기습 점거농성에 들어간 뒤 정세균 대표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오후 면담을 가지며 'MB악법' 저지를 위해 공동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이 연내 처리를 천명한 쟁점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본회의장과 문방위, 행안위, 정무위 등 관련 상임위에 대한 점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오후 한때 정 대표가 조만간 국면 타개용 중대제안을 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막판 타협 가능성이 비치기도 했으나 2시간 만에 "하루 이틀 좀 더 지켜보겠다"며 연기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 50여 명은 이날 아침 8시45분 본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 8시50분 점거를 완료하고 회의장 안쪽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농성에 들어갔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점거 직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을 억압하고 현재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MB악법의 무더기 상정을 온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최후의 수단을 쓰고자 한다"고 밝혔다.

◇ 선진당 "국회가 서바이벌 게임장인가"…민노당 "적극 동조"=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의 반응은 갈렸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국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법안을 기습상정하거나 고지를 점거하는 서바이벌 게임장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빨리 점거농성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형오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촉구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 MB 악법을 막아내기 위한 정의로운 싸움"이라며 "적극 동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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