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빨라진 폐장 분위기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2.26 17:09

거래 절반으로 감소…"연말 마무리하고, 심기일전하자"

연말 분위기가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코스피시장은 올들어 2번째로 저조한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2조9428억원으로 올들어 2번째. 지난 8월25일 2조9102억원 이후 가장 저조했다.

3거래일 전이면서 주초였던 지난 22일 5조3409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인 금액만 거래된 셈이다.

외국인은 538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매수 1854억원, 매도 2393억원임을 감안하면 매매를 '거의 손놓은 상태'임을 드러냈다. 기관도 532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끝냈다. 하지만 매수 6856억원, 매수 7396억원으로 매수와 매도 모두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파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에 비해 10.65포인트(0.94%) 내린 1117.86으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타며 1120선도 내주기는 했지만, 장중 내내 1110~112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보이면서 힘없는 오르내림만 반복했다.

시장은 이미 다음주 2거래일을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폐장에 들어간 모습을 보이면서 2009년을 기약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올해는 신용경색에 이은 금융위기, 실물경기 침체 등 유례없는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빨리 장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과 윈도드레싱 효과도 경기침체 우려 등에 밀려 크리스마스 이전에 주식을 정리하고 쉬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류팀장은 "외국인들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보여 사실상 올해 장은 오늘로 끝난 셈"이라며 "남은 2거래일간 국내외 돌출 악재가 떠오르지 않으면 현 수준에서 장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도 올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40%를 넘은 마당에 윈도드레싱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을 바라보고 힘을 비축해놓는 분위기라는 게 류팀장의 관측이다.

기관들은 지난해와 달리 자금도 넉넉지 않은 마당에 무리해서 수익률을 올리려고 하기보다는 현 수준에서 올해는 마감하는 게 좋은 선택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류팀장은 "남은 2거래일에서 돌발악대가 나오면서 5% 이상 급락하면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관이 뛰어들겠지만 실제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올해 코스피지수는 1100선에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연말은 이제 마무리하고 내년에 '심기일전'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한 하루였다"며 "기관들은 남은 기간에 급등을 노리기보다는 급락을 막는 데 주력하면서 사실상 휴가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도 올해 코스피지수가 1100선에서 끝날 공산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연말을 맞아 내년 구상에 이미 들어갔다"며 "남은 2거래일에는 1100선 수준을 지키려는 방어적 관점에서 증시가 움직일 것"이라고 관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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