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외인 선물매수, 금리하락 견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8.12.26 16:25

선물이 현물에 영향…MMF 자금·RP입찰액 사상최고 경신

채권시장이 연말을 맞아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강세로 마감했다.

연말장의 특성상 거래가 뜸했던 가운데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연일 대량 매수한 점이 상대적으로 큰 파급력을 일으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이날 한국은행이 실시한 7일짜리 환매조건(RP)채권 입찰에 사상 최대치인 44조5500억원이 몰렸고,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도 사상 최대를 경신하는 등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도 점점 뚜렷해졌다.

26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증권업협회 고시 기준)는 전날보다 0.07%포인트씩 떨어진 3.68%,4.07%로 거래를 마쳤다.

국채선물 3월물도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전일대비 24틱 상승한 111.70으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채선물에서 1148계약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서만 3만1763계약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2만1866계약)와 투신사(-5120계약)를 비롯한 모든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것에 비해 나홀로 매수세를 펼쳤다.

외국인 이같은 매수세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환율하락, 자금조달 여건 개선 등 채권시장의 우호적 여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성웅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세로 인한 외국인의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채에 투자해 이익을 달러로 바꿔 나갈 때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가 급격히 떨어져 투자에 유리해진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신용등급에 비해 비교적 높은 국내 금리수준 등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국고채 발행이 6조원 미만이란 호재가 들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정 애널리스트는 "1월 국고채 발행물량이 6조원 이하란 소식은 호재였는데도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며 "내년 예산이 경제성장률 4%를 가정했다는 측면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외국인이 단기간 매수 물량을 늘린 점은 향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매수는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댄 측면이 크고 연말 수익률 관리 차원의 매수도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미결제가 약 7~8만계약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이익실현시 부메랑으로 작용해 빠른 시세 하락을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은이 실시한 RP(7일물) 매각 입찰에 44조5500억원이 몰려 지난 18일 사상최고치였던 41조2700억원을 경신했고, MMF(24일 기준) 수탁액 90조447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신규 유입된 자금은 9조5487억원으로 하루 평균 5617억원에 달해 월중 신규유입액 10조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은 RP 입찰액 중 13조원만 흡수해 시중 유동성 확대 정책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한은이 돈을 풀고 있지만 투자처를 잃은 자금은 단기 금융상품으로만 몰리고 있다. MMF로 돈이 몰리자 운용 수단 중 하나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CD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3.95%로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MF가 CD를 사면서 금리 하락(가격 상승)을 돕고 있다"며 "CD는 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의지도 금리 하락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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