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승진 축소·부회장 책임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8.12.26 16:10

[2009 정기 임원인사]연구개발·품질 부문 전진배치 "품질경영 가속"

'임원 승진폭 축소, 부회장 확충을 통한 책임경영체제 구축, 연구개발(R&D)·품질·생산 부문의 약진'

현대·기아차그룹이 26일 단행한 2009년 정기 임원 승진인사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된다. 부회장과 사장 승진이 각각 4명, 7명에 달했던 지난해에 비해 고위층 승진(부회장 3명, 사장 2명)은 줄었다.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전체 임원 승진규모(204명)도 지난해 264명보다 크게 줄였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에 앞서 잇따라 단행된 수시인사를 통해 부회장단을 미리 보강, 현대·기아차의 부회장은 5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 자연스런 '세대교체'와 함께 부회장단을 폭넓게 포진시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후계구도와 맞물려 승진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일단 제자리를 지켰다.

◇승진폭 축소…'부회장' 책임경영 강화= 이번 인사로 현대·기아차의 부회장은 기존 윤여철·서병기·설영흥·이정대·최재국 부회장 외에 이번에 승진한 최한영·이현순·정성은 부회장을 포함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승진한 서병기(생산 및 품질), 이정대(경영기획) 부회장에 이어 올해 새로 합류한 최재국(국내외 영업), 윤여철(생산 및 노무) 부회장, 그리고 이번에 승진한 최한영(상용), 이현순(연구개발), 정성은(기아차 생산개발 총괄) 부회장까지 각 사업 분야별 진용이 갖춰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도 이뤄져 '2세대 회장단'이란 별칭도 얻었다. 부회장 중 정몽구 회장과 동고동락을 함께 한 원로급 인사는 설영흥(중국사업) 부회장 정도만 남았다.

이번에 승진한 이현순 부회장은 2005년부터 연구개발총괄본부를 맡아 첨단 엔진개발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미래 친환경 엔진을 비롯한 R&D 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상용사업을 이끌어 왔던 최한영 부회장은 홍보맨 출신으로 김익환 부회장에 이어 부회장 자리까지 올라 눈길을 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정 회장을 도와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은 기술개발과 생산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룹 관계자는 "기술개발 등 미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경영진을 보강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력구조를 정예화해 각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R&D·품질·생산 부문 전진배치= 이번 인사에서는 R&D와 품질, 생산 부문에서의 승진임원 비율이 45%에 달했다. 새로 승진한 양웅철(전자개발센터장), 신종운(품질총괄본부) 사장도 품질과 기술 분야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그룹 관계자는 "첨단 기술 선점과 안정화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라며 "차세대 신성장 동력의 발굴과 신기술 개척 행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및 마케팅 부문은 최악의 위기 상황 속에서 '글로벌 총력 판매체제'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의 경우 이번 정기인사에 앞서 국내외 영업통인 최재국 부회장과 이광선 사장 체제를 미리 갖추기도 했다. 또한 영업사원 출신 신화로 불리는 백효흠 베이징현대 판매본부 담당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눈길을 끈다.

그룹 관계자는 "수요 급감으로 각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에 대비해 영업망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앞으로 중소형차를 중심으로 해외 각 권역별 판매망을 정비하면서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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