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게임으로 사회공헌할 것"

대담=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정리=정현수 기자 | 2008.12.29 10:12

[머투초대석]권이형 엠게임 대표 "성장 자신있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이명근 기자 qwe123@

"코스닥 상장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주주들과의 약속인만큼 예정대로 상장하기로 했던 겁니다. 지금의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에서 상장을 연기한다고 해서 상황이 호전될 것같지도 않고 해서 말입니다."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엠게임 권이형 대표(39)의 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증권시장까지 덮치면서 최근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엠게임은 예정대로 코스닥 상장을 한 터라,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모가 1만원으로 시작해 첫 거래를 하던 날부터 나흘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24일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26일자 종가를 1만2400원을 기록하며 아직까지 '순항'하고 있다.

'열혈강호'를 비롯해 30여종이 넘는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엠게임은 중앙대학교 벤처동아리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가 모태가 되고 있다. 당시 권 대표는 현재 엠게임 손승철 회장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고, 오늘날 게임업계에서 '알짜기업'으로 통하는 엠게임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그래서일까. 권 대표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게임은 모두 나쁘다'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 '좋은 게임, 건강한 게임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엠게임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말하는 권 대표. 서울 가산동 디지털단지내에 있는 엠게임의 둥지를 찾아 권 대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도 많은데 굳이 이런 시장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했던 이유가 있으신지.
▶코스닥 상장을 하겠다는 주주와의 약속이었습니다. 또, 상장철회는 직원들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상장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공모가와 공모율을 당초 계획보다 낮췄습니다.

-이제 엠게임을 주시하는 눈들이 많아져서 부담이 적지않을 듯합니다.
▶ 상장 예비심사 때는 공모가가 3만~3만3000원이었지만, 상장을 하게 되면서 공모가를 1만원으로 낮췄습니다. 공모가가 낮기 때문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염려가 적어졌습니다. 또한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성장하면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 대해서는 자신 있습니다.

-일부 게임업체가 상장 이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엠게임의 성장성을 전망한다면?
▶게임포털업체라는 특성 때문에 동종업계가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를 받는 편입니다. 지금 추세로 본다면, 내년에 30% 정도의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올해 실적과 내년 사업 전망을 한다면?
▶올해는 신작을 3개 정도만 발표했습니다. 몇몇 게임이 일정상의 이유로 발표가 연기되면서 연초 계획보다 신작이 적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10여편이 넘는 게임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보드게임을 비롯해서 대작게임까지 다양하게 선보일 것입니다. 현재 엠게임의 규모는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 7∼8위 정도지만, 내년에 신작들이 대거 나오게 되면 순위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내년 매출액을 올해보다 30% 성장한 85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게임주는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합니다. 또, 수출 비중이 높은 게임업체는 고환율이 오히려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 게임주를 경기 부양주라고 하는 것도 우울한 일입니다.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은 다른 업종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지, 게임 업종이 절대적인 수치에서 더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환율 상황도 게임업계 입장에서 나쁘지만은 않지만, 내놓고 좋아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게임포털 시장이 포화됐다고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게임포털 플랫폼이 지금처럼 운영돼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금의 수준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회사의 규모를 떠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봅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게임사업의 성장성과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크실 터인데…
▶ 게임과 동떨어진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에서 주변으로 넓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신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기능성 게임'입니다. 올해 시범적으로 테스트를 거쳤고, 내년에는 조금씩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교육이라는 콘텐츠는 이미지도 좋고 회사가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을 위한 실버 게임도 그런 측면에서 고려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창업멤버여서 그런지 회사내 복지나 인재개발 프로그램이 독특한 듯합니다. 소개해주시죠.
▶우리 회사는 사내벤처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제도를 '창업 스튜디오'라고 부릅니다. 다른 분야와 달리, 게임을 개발하는 작업은 조직의 틀에 얽매여 움직이기보다 개인의 창의력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잘 만들만한 직원들에게 '창업 스튜디오'를 통해 창업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엠게임이 일정부분 지분을 투자해서 스튜디오를 설립해주고, 나중에 게임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회사가 다시 그 게임을 사주는 방식입니다. 이 제도를 운영한지 1년 가량 됐는데 개발에 성공해서 어엿한 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들이 꽤 많습니다. 대부분 엠게임의 관계사로 편입돼 있구요.

-'창업 스튜디오' 제도를 마련한데는 엠게임 창업멤버로서의 경험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느는데, 창업초기 경험을 들려주신다면…
▶95년 회사를 창업할 당시부터 부모님께 '상장할 것'이라고 늘 말씀드렸는데, 결국 14년만에 상장하게 된 셈이 됐습니다(웃음). 창업초기에 한달에 30만원씩 받고 일할 때는 밥값을 아끼려고 숙식을 회사에서 해결하고 그랬습니다.

직원들끼리 조별 식사당번을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밥짓고 그랬지요. 당시는 일만 열심히 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는데, 밥값 아끼자고 직접 시장가서 장봐서 밥까지 지어먹어야 되나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생활을 3년씩이나 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같습니다.

-사실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가운 편입니다. 그런데 엠게임은 그런 사회 시선을 바꿔보려는듯 '건강한 게임'을 지향하고 있고, 나름대로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펼치는 것으로 압니다만,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것인지?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무신경한 편입니다. 열심히 해서 이익을 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게임이 산업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런 생각들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같습니다.

엠게임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최근들어 회사 차원에서 사회공헌을 하는 방법이나 규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돈만 들인다고 '사회공헌'을 했다고 하면 안되니까, 내용을 고민하는 편입니다. 앞으로 엠게임은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게임문화가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게임포털로서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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