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 본회의장 기습 점거(상보)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8.12.26 10:32

의원 50여명 본회의장서 농성… 국회의장석 사수 계획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점거 뒤 회의장 출입문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쟁점법안 처리 문제로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26일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8시45분 본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 8시50분경 점거를 완료하고 회의장 안쪽에서 문을 걸어잠근채 농성에 들어갔다.

이는 한나라당이 쟁점법안을 단독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선제적 조치로 당장 이날부터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격돌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점거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국회의 권위, 헌법적 가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민을 억압하고 현재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MB악법의 무더기 상정을 온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최후의 수단을 쓰고자 한다"며 본회의장 점거농성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당 전략회의를 통해 점거 계획을 결정하고 지도부 재가를 거쳐 곧바로 본회의장 출입 통로 확보에 나섰다. 본회의장으로 연결된 다른 출입문들이 대부분 잠겨있는 상황에서 소속의원 2명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실 앞쪽의 출입 통로를 사전 점거했다.

이어 이날 당초보다 30분 당겨진 오전 8시30분, 긴급의총을 소집한 뒤 원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점거 계획을 설명하고 곧바로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기습점거는 국회 사무처와 한나라당은 물론 언론에도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리에 신속하게 진행됐다.


조정식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MB악법을 연내 강행처리 하겠다고 한 이상 저지를 위해 배수진을 치고 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각오로 본회의장 농성을 시작했다"며 "현재 본회의장에는 54명의 의원들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 오늘(26일)부터 MB악법 강행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본회의장 점거에 들어갔다"며 "직권상정을 못하도록 의장석을 중심으로 사수하고 일단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출입을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진정성 없는 대화 제의에 응할 수 없다"며 "진정으로 대화하겠다면 날치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및 국회의장 직권상정 불가 약속의 선결 조건을 수용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본회의장 점거와 동시에 이미 점거농성 중이던 국회의장실 및 정무위 등 3개 상임위에 대한 점거도 이어가기로 했다.

본회의장 점거에 주력함에 따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상임위 점거는 최소 인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당장 이날 열릴 상임위 개의를 저지하기로 했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상임위 점거에 이어 본회의장 점거와 관련해서도 민주노동당과의 공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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