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금 조달 '예견된 실패'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12.26 08:46

[대우조선M&A/클로징리스크]⑥한화,자산매각-대출 모두 어려워

이 기사는 12월25일(14: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 조달은 처음부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됐었다.

연말 자금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에 잔금납부 시한연기나 분할 납부를 요청한 건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한화는 산업은행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9일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MOU 체결 후 실사도 못하고 급변한 금융환경도 반영하지 못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화가 강수를 둔 실질적인 이유는 어떤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도 꼬인 실타래를 풀 방법이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 때문이다. 시간을 버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FI들 "수익률 몇% 더 받는 문제가 아니다"

한화는 올 8월 이후 FI들에게 '대우조선 지분+대한생명 지분' 패키지 투자를 제안했었다. 한화, 한화석화 등이 5년간 연 9~10%수익률을 보장해주고 추가적으로 대한생명 보통주를 연9% 수익률 보장 조건으로 주당 1만2000원에 사라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FI들의 요구 수익률은 11~12%대로 높아졌다. 대한생명 인수가격도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금 FI들은 대우조선 투자를 놓고 "이제는 수익률 몇%를 높여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기존 대체투자(AI)로 인한 손실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ㆍ간접 지분투자는 대부분 포기한 상황이다.

FI 관계자는 "이런 시기에 시가 2만원 미만 주식을 6만5000원대의 가격으로 포트폴리오에 집어넣을 경우 실무자가 사후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심 FI인 국민연금도 현재는 한화와 조건 협상을 접었다.

자산매각 "반값에 팔 순 없고..."


한화는 대한생명 지분 외에도 갤러리아백화점 및 장교동ㆍ소공동 빌딩, 한화리조트 등을 매각 대상으로 잡았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시장경색으로 제값받기가 불가능해졌다. 대한생명 지분은 당초 예상했던 가격의 절반 이하로 거론될 정도다. 한화가 7000억원의 예상 매각가격을 잡았던 장교동ㆍ소공동 빌딩도 마찬가지.

결국 자산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매물을 내놓고 이들을 모두 헐값에 처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체자금 마련ㆍ대출도 고민

한화석화, 한화건설 및 한화그룹 유보금 가운데 내년 설비투자와 운영자금을 빼면 1~1.5조원 이상이 가용자금의 최대치로 추정된다. 그런데 비정상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이마저도 줄어들었다.

핵심계열사인 석유화학은 올 하반기 실물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향후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 졌다. 자동차, 조선, 해운 등 관련 산업의 위축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 또 내년에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지연됐던 석유화학 공장이 완공되면서 공급과잉 현상마저 우려된다. 한 푼이라도 실탄을 아껴야 할 판이다.

농협 등에서 받기로 한 2조원대의 신디케이트론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대주단이 LOC는 제공했지만 자체자금, FI확보 등 대우조선 딜과 관련된 전반적인 인수금융의 밑그림이 구체적으로 확보돼야 실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초 맺었던 'CD+225~275bp' 보다 금리가 높아지거나 담보 요청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지 않은 터라 A등급의 한화계열사들이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인수금융 전문가들은 내년 자금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어려움이 더 가중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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