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주민,노숙자도 기부행렬 동참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2.25 14:08

"더 어려운 이웃위해 써달라" 63만원 기탁

노숙인과 무료급식 수혜대상인 노인들, 쪽방 거주민 등 그간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온 이들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63만원을 기탁해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6일 인천의 쪽방상담소 '내일을 여는 집'과 '노숙인 쉼터' '노인 무료급식소' 등 취약계층 지원단체의 간사들과 인천 지역 취약계층 주민들이 63만여 원을 모금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인천 지역 쪽방주민과 노숙인, 무료급식소 수혜노인들이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모금 행사에 나섰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들 단체 관계자들과 인천 지역 주민들은 공동모금회가 보내준 쌀과 김치를 나누기 위한 회의 자리에서 "그간 도움만 받아왔지만 경제도 어려운데 우리도 뭔가 도움을 주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인천 북성동, 인현동, 만석동 등 쪽방 상담소와 인천 계산동 노숙인 쉼터, 노인 무료급식소에 모금함을 두고 캠페인을 벌이기에 이른 것.

이 지역 주민들이 모은 돈은 약 63만원. '내일을 여는 집'의 최지영 간사는 "처음엔 모금이 될까 걱정했지만 주민들의 호응이 예상외로 좋았다"며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데 크게 만족했다"고 전했다.


최 간사는 "24일엔 교회 신도들과 '내일을 여는 집'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추가 모금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모금함에 모아준 63만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쪽방주민, 노숙인들로부터 기부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도움을 드려야 할 분들에게 기부를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보내주신 정성을 생각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돌아오는 설날, 더 어려운 지역의 쪽방주민, 노숙인을 위한 사업에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내일을 여는 집' 상임간사인 이준모 목사와 쪽방주민, 노숙인들은 26일 서울 정동 공동모금회를 방문해 김현경 공동모금회 사업본부장에게 이달 초부터 모은 성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