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때우는 건 다…이력서로 감동 안겨라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1.02 04:05

[머니위크 기획]2009 서바이벌/ 아르바이트

취업만 어려운 게 아니다. 요즘에는 아르바이트 잡기도 하늘에 별따기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2008년 아르바이트 공고수는 3만2000여건으로 2007년에 비해 8.4%나 줄었다. 반면 이곳에 아르바이트 이력서를 올린 건수는 1만7600여건으로 전년대비 30.1%나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자리는 줄어드는데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사람은 급증한 것이다.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해도 '돈'이 모이질 않는다. 쥐꼬리만한 아르바이트 급여로 대학 등록금을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방학 중에 열심히 벌어 대학 등록금을 만들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돼버렸다.

그러나 고수익 알바에 자꾸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평균 시급액의 10배에 가까운 ‘고수익 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르바이트 베스트5에 오른 직종은 쇼핑몰 피팅모델, 좌담회 설문조사, 화장품 선호도 조사, 유치원 영어강사, 인형탈 알바 등이다. 이 외에 바텐더, 학습지·자격증 알바, 행사도우미 등도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 마루타 알바 인기

한 아르바이트 관련업체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돈을 많이 주는 아르바이트를 최고로 꼽았다. 특히 남학생들은 ‘돈만 많이 준다면 마루타 알바와 같은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실제 대학생 사이에서 '마루타 알바'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마루타 알바'란 제약회사나 병원에서 실시하는 생동성 실험으로, 아직 시판되지 않은 시약에 대한 피실험자로 참가하는 아르바이트다.

“1~2주 동안 약 몇알 먹고 피 좀 뽑는데 50만원이면 괜찮은 알바 아닌가요?”

생동성 실험 아르바이트를 세번 정도 했다는 홍진선(25ㆍ가명)군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두세달에 한번씩 실험에 참여하지만 경쟁률이 높아 쉽지 않다”고 말한다.

홍군은 “실험에 적합한 신체 요건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고, 나이제한도 있는 등 생각보다 요건이 까다롭다"며 "그런데도 경쟁률은 꽤 높다”고 덧붙였다.

◆여학생, 피팅모델 상한가

여대생들에게는 피팅모델이 인기다. 의류회사의 피팅모델은 경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의류 관련업계 진출을 노리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피팅모델은 디자이너들이 참고하는 자료단계 모델에서부터 완제품의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제품모델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온라인 매장이 크게 늘면서 전문적으로 피팅모델로 큰돈을 만지는 사례도 있다. 어린 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고등학생들도 관심이 많다.

“하루에 5시간 정도 일하는데 시간당 1만원에서 2만원 정도 받아요. 다른 분야에서는 이 정도 돈을 주는 곳이 많지 않아요. 한곳에서 하다 보니 인맥이 쌓여서 종종 하게 되는데 그래봐야 한달에 한두번 정도예요.”

대학교 의상학과 1학년생인 김예은(20ㆍ가명) 씨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틈틈이 피팅모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나름대로 프라이드도 되고 옷도 공짜로 받고…. 규모가 큰 곳에서 피팅모델이 되면 해외촬영과 함께 유명 모델과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도 얻어요.”

◆강력한 아르바이트 이력서 만들기

고소득 아르바이트나 경력 아르바이트는 경쟁률이 높다. 따라서 이력서를 잘 쓰는 것이 남보다 한걸음 앞서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모두 보려주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이력서를 망치는 주범이다. 관련 업무가 아닌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

또 실무능력을 어필해야 한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에서 일했다’ 식의 단순한 근무경력보다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담당했던 업무내용을 간략하게 쓰도록 하자.

면접에서는 이력서를 중심으로 질문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괜히 이력서에 이것저것 넣었다가 면접에서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이는 지원자가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취업 도움 되는 알바는 따로 있다

의류회사의 피팅모델 외에도 실제 취업과 연결되는 아르바이트는 다양하다. 홍보업계에서 사무보조로 경쟁사나 관련업계 뉴스 클리핑을 담당하는 경우 취업하기가 용이하다.

또 소비자의 눈으로 상품이나 시장, 매장 등을 분석하는 아르바이트인 미스테리 쇼퍼도 취업에 유리하다. 주로 외식이나 화장품업계의 암행어사라고 불리는 미스테리 쇼퍼는 일반고객처럼 가장해 점포에 들어가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고 기업에 보고하는 형태로 활동한다.

최근 기업에서는 전문적인 미스테리 쇼퍼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르바이트 경력이 취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에서는 GM(Game Manager) 경력을 인사에 상당수 반영한다. GM은 게임 내 커뮤니티 관리, 버그관리, 불만사항 접수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이공계 대학생을 선호하지만 게임의 기획이나 운영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면 어렵지 않게 어필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프리젠테이션용 각종 문서의 정리나 디자인을 첨가하는 PPT디자인 아르바이트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한 취업 포털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경력에 포함시키려는 생각이 있다면 관련 선배들에게 문의해보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볼 것”을 주문했다.

◆기업 단순 알바, 취업엔 도움 안돼

최근 아르바이트 공고에서 두드러지게 늘어난 곳이 금융권이다. 온라인 아르바이트 포털이나 카페를 살펴보면 ‘○○은행 사무보조’나 ‘△△기업 업무 도우미’ 등의 공고가 많이 올라와 있다.

대략 월 8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지급 보수는 다양하지만 주 업무는 대부분 단순 노무직이다. 고객 전화응대나 복사 심부름, 판매 상담 등 업무의 향상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기업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해당 회사 취업 시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한 그룹사 인사 관계자는 “입사 특전이 걸려있는 공모전 등이 아닌 이상 아르바이트생의 입사 특전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