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외인 매수로 연말 깜짝 랠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8.12.24 16:51

국고채 연중 최저점…CD금리 3년만에 3%대 진입

국고채 금리가 연말을 앞두고 큰 폭으로 하락(가격 상승)했다. 통화정책의 완화 기대감과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수가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3년만에 3%대로 진입했다.

24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12%포인트 하락한 3.75%, 국고채 5년물은 0.10% 내린 4.14%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과 5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CD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내린 3.98%에 마감, 최근 하락세에 힘입어 지난 2005년 12월7일 3.96%를 찍은 후 3년만에 3%대로 내려갔다.

채권시장이 연말을 앞두고 적극적인 매수를 하지 않은 가운데,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향후 더욱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이란 의지를 보이자 금리 하락폭이 커졌다.

박혁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승으로 밀리면서 반발 매수성 자금이 유입됐고 외국인의 선물매수가 증가하면서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며 "일부 기관에서 연말이 지나기전에 물량을 채우고 가자는 심리도 엿보였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 관게자는 "한은이 유동성 확대를 강하게 밀어부쳐 단기 유동성이 워낙 좋아져 CD 금리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은행채 스프레드가 좁혀지다 다시 주춤한 상황을 보면 은행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전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2659계약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 3만615계약 순매수하는 등 향후 금리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날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8틱 상승한 111.46에 마감했다.

이달들어 외국인의 매수한 규모는 증권사(-2만1198계약) 은행(-3835계약) 투신(-5241계약) 보험(-2063계약)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부터 기관투자자 가운데 나홀로 매수한 셈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내년 한국경기 침체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사전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환 마이다스에셋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이 현행 3.00%인 기준금리를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외인들이 여기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폭을 최소 1.00%포인트 이상을 전망하고 있으며 모간스탠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1.0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교전 KTB자산운용 이사도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12월들어 차익실현에 나서는 국내 기관들과 달리 외인들은 추가 인하 가능성에 승부를 거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장초반부터 강한 매수로 나오면서 시세를 상승으로 이끌었고 차익실현 매도도 밀리는 분위기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정부 개입 여파로 큰 폭으로 밀린 것 역시 우호적인 영향을 줬고 5일과 10일 이동평균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들이 미국의 '제로'를 이용, 저리로 자금을 빌려 국내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외화를 끌어들여 국채선물 등에 투자하고 다시 달러로 환전할 경우 환율 하락은 수익을 높이는데 우호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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