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4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수정한 경제전망을 공개했다. 국내 주요 경제분석기관에서 1%대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금융연구원(1.7%)에 이어서 두번째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0월14일 발표한 전망에서는 3.6%로 바라봤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다 상반기 내수와 수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이 수정했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내년 하반기에 경기 하강이 진정이 되더라도 상반기 하락폭이 워낙 크고,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월12일 전망한 3.3%에서 1% 후반대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DI는 당초 이날 수정된 전망치를 발표하려다 시기를 내년 1월 중순으로 미뤘다. KDI 관계자는 "다음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지켜본뒤 종합적으로 분석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DI의 수정 전망치 발표 연기는 현정택 원장의 지시로 전날 밤에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KDI 안팎에서는 1%대의 성장률 전망이 3%를 제시해놓은 정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과 마찬가지로 3%대 성장률을 제시한 삼성경제연구소(3.2%)와 현대경제연구원(3.1%)도 1%대 성장률을 예견하면서도 공개를 머뭇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의 경우는 내년 성장률이 2%에 머물고 신규 일자리 창출개수도 4만개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3% 성장률에 신규 일자리 10만개를 제시해 놓은 정부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효과를 거둘 경우 3% 성장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정부의 노력에 따라 내년 성장률에 1%포인트 정도는 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냐, 2%냐, 1%냐를 놓고 많은 사람이 논하고 있지만 지금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모 연구기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볼 때는 정부의 전망치가 달성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목표치나 전망에 연연하기보다는 경기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정책을 과감히 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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