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그린카' 고군분투 "公군이 필요"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12.24 11:43

세계 각국 친환경 기술 개발에 사활

얼어붙은 경기한파 속에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불황 이후를 대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핵심인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은 턱 없이 모자란다는 지적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를 시작으로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 조기 실용화 등 다양한 친환경차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올해 이미 여러 차례 “지속성장을 위해선 미래차 개발이 중요하고 특히 하이브리드 등 첨단 자동차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9월 전경련 만찬에서는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서 인프라 문제는 현대·기아차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4.6리터 타우엔진이 미국 언론이 선정한 ‘2009 10대 엔진’에 꼽히는 등 기술력 면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친환경차량 기술 부문에서는 아직 일본과 유럽에 비해 뒤쳐졌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 각국의 완성차 브랜드들이 움츠러든 이 때야 말로 그린카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언젠가 이 위기가 극복되면 미래 첨단 기술을 갖춘 자동차회사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한 회사의 차원을 넘어 전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후방 연관산업이 광범위한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당장의 경제적 효과도 크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하이브리드 변속기, 모터, 인버터, 리튬 배터리 등을 7개 1차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 중이다. 관련된 2차 업체는 39개, 3차 업체는 300여개에 달한다. 수소연료전지차량도 현재 1차, 2차 협력업체 각각 33개, 87개와 협력개발 중이다.

2010년 하이브리드 양산차 3만대 생산시대에 돌입하면 전용 부품업체들의 고용효과만 2200여명, 생산유발 효과는 4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계획대로 시장이 확대돼 2018년 50만대까지 양산을 늘리면 3만7000여명의 고용증대 효과와 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자동차공학회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료전지자동차 개발 등 친환경차량 사업에 2조7000억원 규모의 다양한 연구개발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관련 기술개발에 2012년까지 8000억원, 유럽은 2015년까지 6조9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9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총액이 931억원에 불과하다. 아직 대규모 지원 청사진도 나오지 않았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세계 각국이 모두 지원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최소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규 지식경제부 수송시스템산업과장은 “많은 나라에서 사활을 걸고 그린카 경쟁력 강화에 지원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사실 우리는 예산이 많이 부족하다”며 “내년 출시될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세제지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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