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내년이 더 힘들 것 같아 송구스럽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12.23 16:57

'일하는 어려운 이웃' 250명 초청 오찬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내년이 더 힘들 것 같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내년 한해가 지나고 나서 웃을 일이 있지 않겠냐"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환경미화원, 재래시장 상인, 택시기사, 신문배달원 등 우리 주변에서 일하는 250여 명의 서민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어려운 생활여건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이웃들의 어려움을 듣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실업자가 230만 명인데, 내년에는 100만 명이 더 생길 거라고 하는 등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이 우리보다 더 어려워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도 내다 팔 데가 없다"고 경제위기의 실상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엄동설한에 경기까지 나빠 더 힘든데,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것이다. 가족끼리, 이웃끼리 서로 서로 위해야 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힘들고 고되겠지만 여러분 한분 한분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내년 한 해가 지나면 웃을 일이 좀 있지 않을까한다"며 "우리만 잘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세계 경제가 회복돼야 하지만 그래도 온 나라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노력하니까 내년 쯤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고하며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어릴 적에 어머니가 수십 년 노점상을 하셨는데, '지금은 어렵고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늘 말씀해 귀에 익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 말이 맞다. 어린아이들에게 늘 희망을 주는 게 좋다.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면 언젠가는 가정도 나라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대통령이) 동업자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고 이것이 인연이 돼서 힘들 때 용기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워 실업이나 사업실패로 일시적으로 생활이 어려워지는 신 빈곤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 경제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대통령의 목도리를 선물 받아 화제가 됐던 가락시장 박부자 할머니, 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TV 르포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최승매씨, 청와대 경내에서 구두수선 일을 하다 현재 뇌종양으로 요양 중인 강해구씨의 부인 이순희씨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이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오찬 음식으로는 우거지 갈비탕 등 한식 코스요리가 제공됐고, 참석자들에게는 자주색 목도리가 선물로 전달됐다.

이 자리에서 하남시청 환경미화원인 배대련씨(51세)는 "두 아이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데 교육비 부담이 크다. 특히 과외비가 많이 들어간다. 과외비가 덜 들어가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전주 선덕효심원 노인요양보호사인 장숙주씨(51세)는 "힘없고 어려운 서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 육아시설을 대폭 확충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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