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한-중FTA 신중한 접근 필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12.23 12:10

전경련 보고서,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

산업계는 한중 FTA 추진시 중국의 빠른 기술발전 추세 및 생산능력 확충, 한국기업들의 현지투자 증가 등을 반영하는 장단기 득실을 고려해 장기 동태적인 영향을 분석한 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장을 23일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한-중 FTA 주요 업종별 영향과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전자, 일반기계, 섬유, 철강, 석유화학, 정밀화학, 중전기기 등 8개 주요 산업에 대한 한중 FTA 체결의 영향과 대응과제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한국의 관세율이 중국보다 낮아 관세철폐 효과만 생각했을 경우에는 대중국 수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타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돼 수요확대 및 수출증가가 예상된다는 것.

하지만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중국기업들의 추격속도를 고려할 때 수출증가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전자와 석유화학의 경우, 전자는 휴대폰, 평판디스플레이, 메모리 등 3대 주력산업의 기술수준이 2~3년이면 중국과 동등한 수준이 될 것이고, 석유화학도 대규모 설비 증설로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도 2010년이면 중국 독자모델의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고, 2015년이면 중국이 선진국시장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한국의 중국 현지투자가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세철폐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반대로 보고서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중국산 중저가 범용제품의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지적됐다. 먼저 자동차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생산업체의 한국수출 증가 및 중소형 중국산 승용차의 국내시장 진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는 대기업조차 수출증가보다 중국산 제품의 수입 급증으로 인한 시장혼란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반기계도 공구, 금형, 베어링 등에서 대중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섬유는 관세철폐로 중국산 섬유수입이 급증해 국내섬유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중국 시장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관세철폐 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야 실질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자동차와 철강은 외국인 투자제한으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제약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합작공장 설립시 외국인 지분소유비율을 50%이하로 제한해 실질적인 경영활동이 제약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중국이 WTO 가입이후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우리 상품의 상표 및 디자인 도용 등 지적재산권 보호가 여전히 미흡한 것도 문제라며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해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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