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유소 열었을 뿐이고…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12.22 17:00

가격 안정화 위해 이마트, 주유소 열었는데...기름값 급락, 가격메리트 무색

↑이마트는 22일 선보인 이마트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리터당 1198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유가 하락에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에서도 휘발유와 경유가 리터당 1199원에 판매중이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용인 구성점에 첫 주유소를 선보이면서 국내에 첫 '대형마트 주유소'가 등장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22일 경기도 용인 구성점에 1200㎡(362평) 면적에 양면 주유기 4대, 1000드럼(20만 리터) 규모의 저장 능력을 갖춘 주유소를 선보였다. 고객이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로 운영되며 인근 지역 주유소 평균가보다 리터당 평균 80~120원 가량 저렴한 게 가장 큰 특징.

이마트 주유소는 지난 3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대형마트도 석유 유통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추진돼왔다.

이마트가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고 SK와 제휴, 리터당 100원 가량 저렴하게 유류 제품을 공급하는데 합의했다. 이마트는 이날 구성점에 이어 경남 통영점, 군산점, 순천점 등 중·장기적으로 5~6개의 주유소를 열 계획이다.

자체브랜드(PB)제품, 바잉파워 등 업계 1위로 각종 업계 이슈를 주도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온 이마트가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그러나 이번 이마트 주유소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동정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마트가 주유소 사업을 강행한 게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유류제품 가격 안정과 고객 편의 증진이라는 명분 때문에 안전성, 기존 정유소의 반발, 사업성부재 등 다양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사업을 강행해왔다.

그러나 경유값이 1200원대로 하락한 데 이어 휘발유값도 5년 만에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이마트의 입장이 난처해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또 인근 주민들이 차를 갖고 와 이용하는 대형마트는 대표적 혼잡 지역이라 고객편의 차원에서도 이점이 없을 것이란 것.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초기 대형마트 주유소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까지 오를 정도로 고유가 시대였지만 이젠 유가가 급락해 이마트 주유소의 가격 메리트가 무색해졌다"며 "돈이 되는 사업도 아니고 주유소 반발까지 감안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홈프러스 등 경쟁업체들은 주유소 사업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에쓰오일과 주유소 사업에 대해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 홈플러스도 주유소 사업에 별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최근 "주유소 사업은 사실 한국 점포 구조나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며 "심혈을 기울일 만한 사업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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