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서울시민 개인파산 급증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2.22 16:44

서울시정개발硏, 파산자 평균채무액 5천만~1억… 2030파산자 36%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서울 시민들의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30대 연령층의 개인파산율이 36%에 이르는 등 파산신청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SDI)이 발표한 '서울시 개인파산 현황과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503건에서 최근 12만5313건으로 200배 이상 급증해 올해 말 개인파산 총 건수가 지난해 16만2337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시민의 개인파산 신청건수 역시 1999~2003년간 3005건에 불과했지만 2004~2008년간 15만3540건으로 51배 이상 뛰어올랐다.

1999~2000년의 '금융시스템 붕괴시기'의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전국 822건, 서울 382건으로 미미했다.

하지만 2000~2003년 무절제한 신용카드 발급·사용으로 인한 '과소비형 파산'과 2003~2006년 기업 도산 및 퇴사에 따른 '불황형 파산'을 거쳐 점차 늘어나던 개인파산자 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경기침체에 의한 파산' 국면에 접어들며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시 개인파산자들의 평균 채무액은 '5000만~1억원 사이'(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억~3억원 미만'의 채무액을 가진 파산자가 16%, '3000만~5000만원'의 채무액을 가진 이들이 13%였다. '3억원 이상' 채무를 가진 파산자도 7%에 달했다.


개인파산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무분별한 카드 발급 및 사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때문에 파산신청을 한 이들의 비율은 51%로 전체 개인파산자의 절반을 웃돌았다. 그 외 파산 사유로는 은행(9%) 대부회사·사채(4%) 채무 탓인 것으로 조사됐다.

↑ 서울시민 개인파산자의 채무액 분포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개인파산 신청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연령대별 파산신청자 비율은 30대가 33%로 가장 높았고, 40대(24%) 50대(9%)가 뒤를 이었다. 20대 파산신청자들의 비율 역시 3%에 이르렀다. 20~30대 파산신청자 비율이 전체 파산신청자의 3분의 1을 웃도는 셈.

또 파산자 중 27%는 '금융거래 제한', 19%는 '취업제한 및 차별' 등 이유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DI는 "개인파산은 외환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중산층 비중을 감소시키고 있어 사회 전반의 양극화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개인파산 문제가 개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계층 붕괴 및 사회적 문제로 전이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총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관은 또 "젊은 계층의 경제적 사망선고와 같은 개인파산을 막기 위해 사전에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다시 사회로 재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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