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펼 수 있는 이유

샤프슈터(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2.22 07:24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6>예스머신(Yes machine)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급하기는 급했나보다. 지난 주 화요일 FRB에서는 금리를 100BP나 낮추면서 화끈하게 벗어버렸다.

물론 0~25BP라고는 하지만 25BP는 연준이 지준예금(시중은행이 연준에 예치하는 예금)에 25BP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붙여 놓은 사족(蛇足)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100BP의 금리를 한꺼번에 인하한 셈이다.

실오라기 하나 남김없이 벗어버린 것이다. 이로서 연준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여지를 완전히 없애고 이제 그들 생애 첫 번째 제로금리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이어서 지난 금요일 일본에서도 엔화의 역류를 방어하고자 20BP의 금리를 인하했다.

재미있는 것은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이다. 그는 “BOJ 의 어떤 통화정책위원도 이와 같은 유동성의 공급이 경제를 보양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시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금리를 30BP에서 10BP로 낮추어 놓고서 이와 같은 조치가 경기를 부양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그럼 경기에 도움도 안되는 금리를 그것도 30BP였던 것을 10BP로 그렇게나 깊게 했을까?

그리고 또...금리의 인하가 시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니?

시라카와 마사아키는 또한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단언할 수 없다”면서 금리의 추가인하로 인해 제로금리로 회귀할 수 있음을 내 비추었다.

ECB 역시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준예금에 대한 이자율을 현재 2% 보다 0.5% 낮은 1.5%로 낮추었다.

지난 주에는 선진국들이 서로 금리를 낮추려고 서로 안간힘을 쓰는 것이 특징이었다.

시라카와의 발언으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듯이 금리인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조만간 시작될 달러의 대 폭격으로부터 자국의 자산을 방어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즉 보이지 않는 화폐전쟁의 막바지에서 이제 좀 더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선진국들의 금리인하가 바야흐로 시작된 것이다.

FRB가 제로금리 정책을 선언하고 나서 모든 중앙은행들이 방어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러화의 역류를 막아 보겠다는 의미이다.

즉, 낮은 달러화의 금리로 차입을 해서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소위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진행될 경우 유로화나 엔화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되어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고 미국 자본에 의해 자국의 자산이 매각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과의 실질금리 차이를 낮추려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럼 얼마정도의 금리차이면 캐리트레이딩이 발생할 수 있을까?

지역별로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이미 제로 금리로 내려온 미국과 150~250BP 정도의 차이보다 많이 나게 될 경우에는 거래 비용을 제외하고도 남는 캐리트레이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이라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는 좀 더 위험 프리미엄이 붙게 되겠지만 같은 선진국끼리는 얼마든지 낮은 금리 차이에서도 캐리트레이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주에 더더욱 선진국들에게서 금리인하를 서두르는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거참...시장이 뒤집히는 것도 잠깐인 것 같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우리는 시달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매스컴들이 분위기를 디플레이션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말 디플레이션이 올까?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곧바로 시도해도 될만큼 인플레이션 위험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뭘까?

당연히 유가의 급락이 아니었다면 디플레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적어도 인플레이션 위험으로부터 멋지게 벗어날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은 미국이 원하던 제로금리를 시행하는데 전혀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 발표된 미국의 물가를 보면 간단하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물가는 분명 하락을 했다. 하지만 석유 값 하락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석유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물가는 분명히 올랐다. 식료품도 사실 올랐으니 결국 석유 혼자서 물가를 내린 것이다.

그럼 가정을 해보자. 지금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걱정이 당분간 없고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했다. 당분간 제로 금리라...이건 보통 자신이 있는 발언이 아니다.

정말 그의 말대로 제로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석유 값이 지금보다 더 내려가거나 혹은 적어도 오르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석유가 다시 오르게 되면 물가가 올라 제로금리 정책을 곧장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버냉키는 무척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자신감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째서 향후 인플레이션의 제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좀 살펴보기 전에 미리 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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