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빅3'가 블랙베리에게 배울 점

홍혜영 기자 | 2008.12.22 07:30
캐나다의 인구 10만명 소도시 워털루. 이곳에 자리한 리서치인모션(RIM)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하나로 전 세계를 휘어잡았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월가는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도 빠져든 '블랙베리 중독증'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새해에는 국내시장에도 진출, 어떤 신드롬을 일으킬지 모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월 블랙베리의 브랜드 가치가 1년새 390% 증가했다며 '최고 진보상'을 수여했다.

블랙베리를 만든 RIM은 캐나다의 자존심이 됐다. RIM 같은 효자 기업 덕분에 캐나다는 비교적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았다. 환율 변화로 캐나다 달러를 든 캐나다인들이 침체에 빠진 미국 주택시장의 '구원자'로 등장했다는 미 현지 언론들의 보도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이웃 미국 자동차 업계에 33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물론 미국과는 북미 경제권 한 몸인 캐나다로서는 자국내 GM과 크라이슬러 자회사 지원에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과거의 위상을 생각하면 주종이 뒤바뀐 느낌이다.


미국의 대표적 산업인 자동차 빅3의 몰락 과정을 살펴보면 모국인 미국의 부침과 어쩜 그리 닮은 꼴인지 모르겠다. '블랙베리'처럼 작지만 내실있는 성장보다는 외형적 성장과 치장에만 치우친 결과는 아닐런지.

빅3들은 일본 한국 유럽의 경쟁사들이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매달릴 때 힘 좋고 덩치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에만 힘을 쏟아왔다. 자동차 회사 주주, 노조도 문제다. 빅3 선임직원의 경우 시간당 임금이 70~80달러다. 이미 승패는 나 있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를 낮추면 한국 등 해외시장에서 미국차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도 착각중 하나이다. 일부 미 언론은 지난 10월 이미 "GM 같은 회사는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 정부는 일단 일자리를 고려, 자동차업계에 대한 174억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안을 마련했다. 물론 업계의 뼈 깎는 구조조정이 단서로 붙었다. 미 자동차 업계는 이제 어떤 '베리'를 내놓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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