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내년엔 '슈퍼전쟁'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12.22 09:43

대기업, 슈퍼공략 본격화...특히 불황에 더욱 인기, 내년 슈퍼 M&A도 활발 전망

이마트가 1년 전 김포의 모 아파트 내에 800평대 '김포점'을 열었다. 보통 이마트 매장이 3000평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동네 '대형슈퍼' 수준이다.

김포점은 이마트의 '에브리데이 매장'이다. '에브리데이'는 500~800평대 규모의 소형점으로 신월점(561평), 수서점(814평)에 이어 3번째로 김포에도 자리를 잡았다.

대형 할인점을 내세운 이마트는 재래시장과의 갈등으로 소형점에는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입지 문제 등으로 대형점포 확장에 어려움을 겪자 소형점 시장에 점차 손을 뻗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엔 350평 규모의 이마트 '메트로' 광명점도 열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1000평 미만 소형 매장이 늘고 있다. '기업형슈퍼마켓', '슈퍼슈퍼마켓(SSM)'으로도 불리는 점포로 자영업자가 아닌 유통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롯데슈퍼, GS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플렉스가 올 들어 각각 100개점씩 돌파하며 '빅3'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특히 내년엔 불황으로 인해 근거리, 소액 규모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슈퍼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내년 국내 할인점은 400개점에 근접하며 시장이 포화 수준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매력도가 낮은 지역까지 출점, 신규 할인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 경쟁 격화로 대형마트 기존점의 신장세도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의 기존 매장 신장률은 올해 1분기 3.1%에서 2,3분기 1.2%, 1.8%로 둔화됐다.


반면 슈퍼시장의 내년 전망은 밝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성향 변화로 근거리, 소량구매, 배달이 가능한 슈퍼는 내년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슈퍼시장은 내년 '빅3'의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타 업태에 비해 기업형 업체의 비중이 낮아 추가 진출 여지도 많다. 부지 확보 문제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슈퍼 인수도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슈퍼에 가장 취약한 이마트가 M&A에 가장 적극적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매장수로 슈퍼 1위로 올라선 롯데슈퍼도 2004년 한화유통의 슈퍼마켓 사업부분 인수를 통해 슈퍼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대기업의 슈퍼시장 공세로 슈퍼마켓 자영업자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대기업이 슈퍼도 저인망식으로 싹쓸이 하려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동네골목까지 밀려오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고 앞으로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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