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오늘의 일본을 만들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2.22 13:11

[그린강국코리아-일본산업편]<2> 日 선샤인·문라이트 정책 등 일본정부 에너지정책이 미친 영향

1973년 중동의 산유국들이 제4차 중동전쟁을 빌미로 일제히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가격 인상 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9달러. 전쟁 발발 이후 11.6달러까지 올라가며 제1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1978년 이란 회교도 혁명의 여파로 석유값은 다시 한 번 치솟았다. 배럴당 13달러 선에서 두바이유 가격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30달러를 돌파했다. 제2차 석유파동의 악몽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1981년에 3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때 우리나라 성장률은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쳤다. 제2차 석유파동 무렵인 1980년에는 경제개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낼 정도로 엄청난 충격에 시달렸다.

그러나 두 번의 석유파동 때 엄청난 타격을 입고도 변한 것은 없었다. 우리나라의 석유 소비 증가율은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지난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9100만톤, 1990년 배출량(2억9700만톤)에 비해 98.7%가 늘었다. 높은 석유의존도 탓에 경제성장에 비례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탓이다.

반면 일본은 두 번의 석유 파동을 거치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고효율 산업구조를 갖춘 나라'로 변신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일본의 이같은 변신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이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제고를 목표로 한 '선샤인(SunShine, 햇빛) 정책'과 가스터빈, 연료전지 등의 개선을 목표로 한 '문라이트(Moonlight, 달빛) 정책',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에너지 사용 합리화법(쇼에네법)'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제1차 석유파동 때인 1974년에 '선샤인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제2차 석유파동이 시작된 1978년에는 '문라이트 계획'을 내놓았다.

이와 별도로 1979년에는 '쇼에네법'을 통해 제품과 건물 등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어 1993년엔 `선샤인 계획'과 `문라이트 계획'을 통합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기본계획으로 삼아 추진해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 2007년 5월에 `쿨 어스(Cool Earth)'라는 이름의 에너지 혁신기술 계획을 통해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묻는 탄소 포집 저장 기술(CCS) △청정에너지를 사용한 발전기술 △수소연료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수소 제조·수송·저장기술 등 저탄소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21개 핵심기술을 지정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 역시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세계 2위의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샤프전자는 매년 총 매출액의 5~6%에 해당하는 1500억~2000억엔을 환경 관련 연구개발(R&D)비로 쓴다.

일본 최대이자 세계 2위의 가전업체인 파나소닉 역시 매출액의 5% 정도를 환경 관련 R&D 예산으로 배정한다.

우리 정부가 `쇼에네법'과 비슷한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내놓은 것은 일본보다 불과 5년 늦은 1979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개정안을 마련할 때가 돼서야 '전기·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은 의무적으로 1와트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을 정도로 내용은 부실했다.

이 때도 `신축건물 에너지 효율 등급제' 등의 조치는 빠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15일에야 `제4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을 통해 △건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도 도입 △자동차 연비 16.5% 상향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해서 에너지 효율 제고라는 국가적 과제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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