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토론회 "내년 3분기돼야 회복"

김영미 MTN기자/사진=이명근 기자  | 2008.12.22 14:03

MTN특집 5부작 <1부 경제위기 돌파구있나>22일 4시 첫방

↑서울 여의도 MTN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골의사의 2009 한국경제 대전망'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 병원장, 이필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최남수 MTN 부사장. ⓒ사진=이명근 기자

'부자되는 좋은 습관, 대한민국 경제채널 MTN'은 최근의 금융-실물경제 위기를 진단하고 새해 경제와 증시의 향방을 알아보는 '특별기획 5부작, 시골의사의 2009 한국 경제 대전망'을 마련했습니다. 22일부터 26일까지 매일 방송되는 이번 기획의 제1부 <경제위기, 돌파구는 있나>에서는 증권업계와 학계, 그리고 언론계 전문가가 출연해 다양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했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가계부채 ▲수출 비상이라는 현 경제 키워드에 대해 대응안을 논의했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하 사회)=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필상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이교수)=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가 개방되면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약육강식 신자유주의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이 파생상품 등 첨단 상품을 만들면서 국제 금융이 다단계 투기 시스템이 됐고, 고층 건물이 무너지듯이 세계 경제가 흔들리며 실물 경제를 위협했습니다.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병원장 ⓒ 이명근 기자
◆사회=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수준은 어떻다고 평가하십니까?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이센터장)=수준이 상당히 낮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이율이 140%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1997년에 비해 40%p올랐죠. 아시아는 떨어졌는데 말입니다. 그만큼 소홀했다는 겁니다.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못했기 때문에 이런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사회=전반적인 내년도 경제 전망을 하자면...

◇이센터장=정부의 대응 능력이 없지 않기 때문에 금융 위기는 어느 정도 수습되겠지만 실물경제에 있어서는 좀 더 고생할 듯 싶습니다. 근본적으로 보면 20년에 걸쳐서 경제 구조가 취약했거든요. 저물가, 고성장, 공격적 금융 정책. 이렇게 구조 자체가 취약해서 복구될지 미지수입니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 안 좋은 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실물경기가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1998년보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사회=그래도 언젠가 경기가 바닥을 칠텐데요. 대강의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이교수=내년부터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겠냐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 위기를 구조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옮겨가고 있는데요. 실물 위기가 계속되면 금융 위기가 또 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된다고 하면 이를 끊는게 중요한거죠. 몇 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금융 시스템 구축이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어떠한 산업을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살얼음판을 걷다가 물 속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합니다.

<새해 중국에 대한 환상이 깨질 수도>

◆사회=중국의 경제 전망은 어떠하리라고 보시는지요.

↑이종우 HMC증권 리서치센터장 ⓒ 이명근 기자
◇이센터장=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몇 가지 환상을 갖고 있는 게 있죠. 중국은 늘 고도의 성장을 한다는 것, 중국이 미국의 손실을 껴안으리라는 것 말입니다. 이것은 환상입니다. 세계 경제는 생산과 소비의 두 축으로 돌아갑니다. 생산은 중국이 하고 소비는 미국이 하지요. 소비가 문제가 되면 생산이 타격을 입습니다. 내년도 중국 경제를 보면 중국은 복합적인 불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에 중국경제가 가장 어려울 것입니다. 불안정한 부분이지요.

◆사회=국내 내수도 어렵지 않습니까

◇이교수=네. 중소기업과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됐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중산층이 아닌 서민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물가 상승은 높지 않은데요, 취직이 안 돼고 빚이 있고 경기에 대한 희망이 없으니까 소비를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된 겁니다. 중소기업을 살려야 하고 중산층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정부 맥을 제대로 짚고 정책의 신뢰 회복해야>

◆사회=정부가 신뢰를 잃은 점도 문제인데요

↑최남수 MTN부사장 ⓒ 이명근 기자
◇최남수 MTN 부사장(이하 최부사장)=정책적인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환율 정책도 왔다 갔다 하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정책적인 불협화음이 언론에 노출된 것도 혼란을 더했죠. 강남 투기지역 해제 문제를 놓고도 국토부와 정책적 혼선이 있지 않았습니까. 시스템적으로도 정책의 사령탑이 없어서 혼선을 빚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어요.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서 정부는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였고요. 실물경제 위기를 풀 복안을 정부가 내놓아야 합니다.

◆사회=정부의 위기 대응, 맥을 잘 집고 있습니까?


◇이교수=맥을 못 짚고 있어요. 사실 작년부터 금융 위기 파도가 몰려왔는데도 그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습니다. 무모한 거품 성장 정책을 펴면서 되레 거꾸로 간 겁니다. 고속도로를 역주행 한 것과 같습니다. 경제 정책이 거꾸로 가니까 국내 시장이 요동쳤고요. 위기를 부추긴 셈이죠. 아직까지도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 하는 게 깔려있으니까 시장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정부 역할이 중요한데 잘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문제 빨리 해결하는 게 급선무>

◆사회=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최부사장=가계부채가 670조원에 달합니다. 가구당 4천만원대를 넘어선거죠. 이는 결코 적은 수준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특히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득이 줄어드는 중산층이나 실업층, 노년층 등 취약 계층의 이자 부담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채무 상환 능력이나 가계 조정 능력의 한계도 우려됩니다. 우리는 외국과 달리 모기지론이나 카드론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금 부담 문제도 가시화된다면 심각한 상황에 치달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센터장=대출이자가 오르면 문제가 더 커지겠죠. 지금은 부채가 많기 때문에 조정이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가계 부실화가 계속될 수 있고요. 부채를 견디는 여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관건인데 내년도 경기가 안 좋아서 견딜 여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봅니다.

◆사회=소비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최부사장=시가 총액과 주택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소비할 수 있는 고소득 계층도 돈줄 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불안감 때문에 지갑을 안 여는 거죠. 내년 소비 기상도는 어둡다고 전망합니다.

◆사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잘 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필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이명근 기자
◇이교수=은행과 기업은 동업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나 한국은행에서 돈을 받아서 기업을 살리려고 하지, 정리하려고 하지 못합니다. 주거래 업체니까요. 은행에 구조조정 맡긴다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에요. 구조조정은 정부가 할 수밖에 없어요. 정부가 선제적으로 해야 하는 겁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은행과 기업이 같이 무너집니다. 강제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은 하는 척만 하고 있어요.

<새해 수출 전망도 매우 어려워>

◆사회=수출 전망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센터장=요즘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로 볼 때 어려웠습니다. 9월에 20%였고, 10월에는 한자리수에 그쳤어요. 11월에는 -10%대로 내려갔고. 빠른 속도 위축된 겁니다. 내년에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내년도 중국 상황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선박은 작년까지 호황을 누리면서 효자 노릇을 해왔죠.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정점을 지났습니다. 내년도 소득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당부분 어려움 겪을 겁니다. 수출이 늘기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사회=중소기업의 키코 피해 문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교수=기업의 책임이 아니냐고 얘기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기업은 물건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하거든요. 돈 관리, 리스크 관리는 은행이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기업에게 혜택을 줘야합니다. 은행이 책임 져야 되는 것이죠. 은행은 할 말이 없어요.

◆사회=그래도 언젠가는 회복되지 않겠습니까

◇이센터장=내년도 3사분기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경기 좋아졌다'고 느끼려면 굉장히 오래 걸릴 겁니다.

◆사회=끝으로 제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교수=위기는 진정될 것입니다. 우선 정부의 신뢰가 회복돼야겠고. 정부는 경제를 올바르게 진단하고 처방해야 합니다. 희망 의식도 고취시켜야 합니다. 기업과 국민의 주인 의식 도 필요합니다. 요즘 불평들이 많죠. 그른데 경기를 살리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과 국민입니다. 기업과 국민이 솔선수범해서 고통을 분담하고, 희망을 공유해야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MTN 특별기획 5부작, '시골의사의 2009년 한국경제 대전망'은 MTN 홈페이지(www.mtn.co.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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